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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쇼크'…구멍 뚫린 환율

대북 리스크 악재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 때 1270원대까지 오르는 등 폭등세를 보이다 전일대비 35.5원 상승한 125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18일 1140원대 종가 기준으로 일주일새 130원 이상 오른 것이다.

환율은 북한의 전투준비태세 돌입 소식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꾸준히 상승압력을 받았다. 오전 중 상승 출발하며 125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오후 들어서는 상승폭을 키우며 다시 1277원까지 오른 뒤 장 막판 급락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환율이 1250원 아래에서 역외 매수세로 상승세를 보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세하며 1250원을 돌파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 또한 유럽 재정위기에 북한 리스크까지 겹치며 크게 휘청거렸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4.10포인트(-2.75%) 내린 1560.8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 중 1532.68선까지 내려앉으며 연중 최저치를 새로 쓰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연출했다.

이날 주식시장 폭락은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한 영향을 받았다. 주택지표 호전에도 유로화 하락 등으로 유럽 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다우지수는 1.24% 하락했다. 특히 스페인 중앙은행이 최대 저축은행인 카하수르를 국유화한다는 소식에 유로 위기가 민간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여기에 북한발 악재가 투자심리가 위축시키며 주식시장에서 거의 유일한 매수주체였던 개인 투자자들이 북한 리스크로 인해 매수 규모를 빠르게 줄여나가면서 지수 역시 낙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태도는 주식시장을 하락세로 몰아넣은 것은 물론 원·달러 환율 폭등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이같이 금융시장이 요동하자 외환당국은 뒤늦게 환율이 급등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 폭등은 남북관계 악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 때문에 환율 하락은 6월 지방선거 이후 남북관계가 완화되면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스페인 이슈는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닌데도 아침에 과민하게 반응한 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변동성 장세는 선거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