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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건설사 자금지원 스톱, 9개사는 워크아웃

건설업계의 숨통을 조여오던 구조조정 명단이 확정됐다. 그간 악성 미분양사태와 입주폭탄이라는 악재가 맞물리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오던 건설시장에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

지난 25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우리은행과 국민. 신한. 산업. 하나. 농협 등6개 채권은행들은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인 1천985개 대기업들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 총 65개 대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 기업 65개 가운데, 건설사는 16곳, 부동산 시행사는 14곳으로 알려져 건설시장의 재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C등급 업체에 대해서는 워크아웃 등을 통해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D등급 업체에 대해서는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구조조정 확정 판결을 받은 건설사들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금난이 악화되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던 금광기업·성지건설·풍성주택·남진건설·진성토건·대선건설·금광건업 등 7개 건설회사에 대해 금융회사들이 자금지원을 중단키로 하면서 이들 회사가 스스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신청을 해야 하는 등 퇴출 대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신동아건설·남광토건·한일건설·벽산건설·중앙건설·제일건설·성우종합건설·한라주택·청구 등 9개 건설회사는 워크아웃(workout·기업개선절차) 대상으로 분류돼 채권단의 프로그램에 따라 자산매각·인력감축 등 회생을 위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구조조정 대상 회사 중 5개 업체가 상장회사로 밝혀져 건설시장을 급습한 미증유의 위기를 실감케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65개 회사 중 상장업체는 16개이며, 건설사의 경우 5개 업체가 상장회사”라며 “지난해 구조조정을 시행해 신규로 추가된 기업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3차 구조조정에 건설업체 중 5개 상장회사가 포함되며 위기감이 증폭된 것이다.

이번 발표가 나온 후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며 불안한 시장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형국이라 구조조정에 따른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업계에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이 있는가 한편,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중견업체들은 신뢰도가 떨어져 사업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반응이 나와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라며 “아직 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후속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