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무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LH는 어제 오전 11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본사 대강당에서 이지송 사장과 임직원 1천 여명이 모여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선포 및 노사 공동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118조원에 이르는 부채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LH 입장에서 1인 1자산 판매 및 경비 10% 절감 등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이 시급하다는 외부 목소리가 팽배한 만큼 비상경영체제 돌입으로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표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LH 임직원들은 1인 1주택·토지 판매운동, 경상경비 10% 절감 및 원가 10% 절감, 휴가반납 및 휴일비상근무 운영 등 내부 개혁을 단행하고 비용절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대안마련에 중점을 뒀다.
비상경영 체제하에서의 4대 중점 추진과제로 △미매각 자산판매 총력 △합리적인 사업 조정 △철저한 유동성 리스크 관리 △조직혁신 등 경영쇄신 단행을 설정했다.
이런 중점 추진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LH는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키로 결정했다. LH의 이지송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대책위원회는 하부조직인 비상경영실무위원회를 두고 위기관리단, 판매총력단, 내부개혁단, 친서민지원단을 구성해 전사적 위기 대응 및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본사 인력 등 300여명으로 구성된 ‘보상판매 비상대책 인력 풀’을 구성해 현장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LH의 이 사장은 “구태의 제도와 규정, 조직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경영위기들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민간경영 기법을 접목시켰다”며 “반드시 위기의 LH를 구해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또 LH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자구노력 방안에 대해 노사가 공동으로 결의문도 채택해 전사적인 역량집중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미매각 자산, 경상경비, 건설원가를 줄이고 재무건전성, 통합 시너지, 대국민 신뢰도는 올리는 내용의 ‘3컷(CUT) 3업(UP) 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한편 이번 비상경영선포가 이달 말 대규모 사업 조정을 앞두고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며 신규사업장은 물론 진행되던 기존 사업장 곳곳에서 LH가 손을 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 전문가는 “LH가 비상경영을 선포함으로써 사업장 구조조정에 대한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며 “자금난에 대한 위기감을 높이고 자구노력을 병행함으로써 향후 있게 될 사업구조조정에 대한 반감을 줄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LH는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장 구조조정 등 부채 문제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을 9월 말까지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LH관계자는 이번 비상경영 선포가 사업장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라는 일각의 눈총과 관련해 “사업 조정과 관련해 주민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지구별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하면서 합리적으로 추진하겠다”라며 “118조원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규모 사업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H는 지난 10월 출범과 동시에 110조원에 달하는 빚을 해결하기 위해 25조원의 재고자산 및 보유사옥을 매각하는 등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펼쳐왔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예상보다 자산 매각이 여의치 않아 등 경영 위기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은 비상경영체제와 사업구조조정이 궤를 같이하며 대부분 사업장에서 LH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