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이하 용산프로젝트)에서 삼성물산과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지만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어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임시주주총회 및 정관변경을 통해 실력행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또한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사업자체가 표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용산 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에 대한 왈가왈부가 거세지고 있다. 용산프로젝트의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사태 확산 때까지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것.
시행사임에도 불구, 용산프로젝트가 코레일과 삼성물산의 첨예한 갈등으로 번지며 시행사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드림허브 측 관계자는 “작금의 사태가 코레일과 삼성물산 양자 대립구도로 확산된 것은 이유가 있다”라며 “용산프로젝트 투자를 위한 드림허브와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코레일이 삼성물산을 왜 압박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용산프로젝트의 시행사는 드림허브다. 시행사란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는 실질적인 사업운영자로서 시공사와는 다른 개념이다. 신축이나 재건축 사업일 경우 재건축 조합이나, 토지지주 등이 시행사라고 할 수 있다.
드림허브는 자본금이 1조원인데 코레일이 25.0%의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고 재무적 투자자 지분이 23.7%, 전략적 투자자 지분이 26.5%, 그리고 삼성물산을 필두로 건설 투자자들이 20.0%를 확보하고 있다. 이 중 삼성물산의 지분은 6.4%다.
이와 관련 내부 관계자는 “주목할 점은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지분 구성”이라며 “이 지분은 삼성물산이 45.1%를 확보한 최대주주고 코레일이 29.9%, 롯데관광개발이 25%씩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삼성물산이 드림허브 지분의 6.4%를 가지고 있어, 일개 출자사라고 변명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삼성물산”이라며 “이 때문에 땅 주인인 코레일이 거센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삼성물산은 드림허브의 지분 6.4%(640억원)만을 가지고 있지만,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지분 45.1%를 가지고 있어 프로젝트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게 그의 부연 설명이었다.
건설회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핑계로 지급보증을 거부한 것도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물산을 당장 용산역세권주식회사에서 내보내려면 이사회에서 5분의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10명의 이사 가운데 3명이 삼성 계열사 출신이기 때문에 드림허브 이사회를 먼저 소집해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정관을 변경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 전문가는 “드림허브가 시행사이긴 하지만 실제적인 사업권은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다”라며 “이번사태가 삼성물산과 코레일의 양자구도로 확산된 이유는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고 코레일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