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그동안 응축된 에너지를 서서히 뿜어내는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인화와 사랑’을 모토로 한 LG그룹은 그동안 위험성이 내포된 공격적인 경영을 피해왔으나 최근의 모습에선 ‘공격적’인 모습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LG는 최근 삼성조차 발을 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지주회사인 (주)LG가 지분 85%를 갖고 있는 국내 최대 시스템통합(SI)업체인 LG CNS를 통해서다. 일단 5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통해 용산국제국제업무지구의 빌딩정보시스템(BIS) 구축에만 참여한다.
하지만 전문 시공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업 경영권을 포기한 삼성의 입지를 대체할 가능성도 보인다.
삼성과 애플에 다소 뒤졌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결전 의지도 확고하다. LG전자는 14일 글로벌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을 다음달 초 국내외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탑재한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Optimus One)’은 90여개국 120개 비즈니스 파트너를 통해 세계로 퍼질 예정이다.
LG전자는 연말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한편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PC도 선보인다. LG전자는 올해 안으로 국내 10종, 해외 20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현재 1% 미만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2012년까지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LG그룹은 신성장동력 분야에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LG화학의 2차전지가 미국 포드사의 전기차 납품을 계기로 LG CNS의 자체 개발 솔루션을 신성장 사업 활성화에 내세웠다. LG CNS는 2020년 10조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보화 및 예산성 사업에서 벗어나 8개 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축 한다는 전략이다.
해외시장을 더욱 다지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최고급 빌라 ‘진·쌍핀’에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공급했다. 세대별 3만위엔(한화 약 550만원) 상당의 제품을 패키지로 공급해 중국의 최상위층 공략에 나섰다. ‘진·쌍핀’은 홍콩 최대갑부인 리쟈청(李嘉誠)이 투자한 최고급 빌라다.
‘3D PC’로 글로벌 프리미엄 PC시장 공략도 눈에 띤다. 3D TV 개발에 뒤처져 손상된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3D노트북을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유럽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TV’ 부문에서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가전부문 전략시장인 유럽에서 2012년까지 냉장고 1위,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3위가 목표다. 이를 통해 2014년에 가전부문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LG그룹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23년간 둥지를 틀었던 여의도 사옥을 리모델링하면서 그룹내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LG는 약 1년2개월간의 새 단장을 위해 입주한 각 계열사를 광화문과 서울역 근처 사옥으로 옮겼다.
이런 움직임은 사전에 나타났다. 구본무 회장은 최근 열린 ‘사장단 위크샵’에서 “지금 LG는 시장을 선도하며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며 “최고경영자의 끊임없는 관심이 성공적인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장단 워크샵에서 ‘혁신’을 강조한 만큼 앞으로 LG는 좀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그룹 사옥의 리모델링을 계기로 그동안 응축된 ‘LG그룹의 에너지’를 확산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