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800선 안착에 이은 추가상승 움직임을 충분히 보여준 국내증시는 조정우려와 추세적 상승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상승에 더 무게를 두고, 국내외 여건과 이번주 이벤트 등이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도 상승세 이어질 가능성 크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다음주 국내증시는 선진국 경기 우려에 따른 지수 변동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모멘텀과 선진국 경기둔화 방지 정책 등을 원군 삼아 상승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향력 있는 미국 경제지표가 다음 주 속속 공개된다. 28일(현지시간) 소비자신뢰지수, 30일 구매자관리지수, 다음달 1일 개인소비·지출 및 제조업지수가 차례로 발표된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로 중국 경기선행지수와 구매자관리지수 등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 된다"며 "중국 지표가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일정 수준 상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연기금 강한 유입 필요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역사상 07년7월부터 08년6월 사이에만 1850포인트를 구경할 수 있었다"며 "동시기는 한국인이 가장 주식형펀드에 많이 투자했던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1850포인트 근방에서는 주식형펀드 환매로 인해 수급이 악화되기 쉽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07년7월부터 08년6월 국내, 해외 주식형펀드로 78조원의 자금이 유입됐었다.
김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 밴드를 1790에서 1860으로 제시하며 "결국 1850포인트를 돌파하고 추가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려면 외국인, 연기금 매수세가 보다 강하게 유입되는 변곡점이 나타나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코스피의 상승속도는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美 정치이슈가 국내증시 상승지지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 정부가 양적완화정책을 유지 또는 확대하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등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기대가 국내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 연준 자산 중 국채보유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적완화정책은 수단을 MBS(주택저당채권)매입에서 국채 매입으로 변경했을 뿐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경기침체 종료와 더딘 경기회복의 온도 차이를 유동성 확대를 통해 메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정부는 9월 중 발표한 R&D투자에 대한 세액공제(1000억 달러)와 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투자액 전액 비용처리(2000억 달러) 등으로 효과를 봤다. 8월말 10%p까지 벌어졌던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율은 19일 46%와 45%로 근소한 차이를 나타내며 민주당이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 연구원은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은 기업투자 확대와 고용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법안통과 여부를 떠나 이는 투자가의 기대감 충족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되고, 특히 유동성 확대 측면에서 보면 국내증시에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순매수 업종에 주목
코스피 상승의 주요 원인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꾸준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들어 외국인은 주로 운수장비(자동차, 조선), 화학, 철강, 유통 업종 순으로 3조2천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반면, 투신권은 환매물량 증가로 인해 2조원 이상을 순매도로 일관하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초 이후 수익률 상위 업종으로는 기계, 운수장비, 증권, 건설, 유통 업종 등인데, 이 중 외국인 순매수 상위 업종이 다수 포진되어 있어 이들 업종에 대한 관심도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투자심리 개선, 외국인 수급모멘텀 유지, 3분기말 윈도우드레싱 효과 등을 감안할 때, 9월 마지막 주를 맞이하는 코스피는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경기우려감이 완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이익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파른 상승세보다는 경기흐름과 기업실적을 반영해 나가는 계단식 상승세가 반복될 수 있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탄력적인 대응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여 말했다.
◆실적에 초점 맞춘 전략
이재만 연구원은 현 시점에 적절한 투자전략은 실적이라는 변수를 통해 업종을 선택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추석연휴 이후 본격적인 3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업이익은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는 정유, 화학, 자동차, 화장품, 은행 업종 등"을 추천했다.
그는 특히 화장품, 자동차, 화학업종의 경우 중국 경기와 연관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다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실업률 안정책과 10월 환율조작국 선정 이슈가 맞물리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이 높아질 수 있고, 이는 중국 경기 확장과 내수시장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를 일주일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최근 실적전망 상향기업과 하향기업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데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환매압력 등을 감안할 때 실적전망에 따른 차별적인 대응전략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업종별로는 운송, 화학, 에너지, 생활용품, 자동차, 은행, 조선, 건설, 유통의 3/4분기 실적모멘텀(3개월 실적변화율 기준)이 양호하며, 그 중에서도 운수장비, 유통, 은행, 화학 업종의 경우 실적전망 상향기업이 하향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많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철중 연구원은 "FOMC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기조가 재차 확인되고 24일 일본은행의 엔달러 개입으로 일본의 양적완화기조가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한 한국이 미국, 일본과 달리 공격적으로 원화 약세를 유도하지 못해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면 원화강세 수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