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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LG전자와 신경전… "우리 TV가 저질?" 발끈

[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롯데마트가 내놓은 저가형 TV(통큰 TV)를 둘러싼 LG전자의 발언을 놓고 롯데마트가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2'에 참석하고 있는 LG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10일(현지시간) 기존 제품보다 20∼30% 저렴한 보급형 저가 TV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롯데마트의 TV를 평가절하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저가형 TV가 화질이나 음질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고 "(롯데마트의) 반값 TV를 직접 사서 자체 분석한 결과, LG전자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생산할 수 없는 수준의 품질이었다"고 혹평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측은 12일 "왜 하필 우리 회사가 거론됐는지 모르겠다"면서 "경쟁업체의 제품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발끈했다. 또 "소비자들의 평가는 LG전자의 평가와 다를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또 '통큰 LED TV'를 만든 모뉴엘의 최고경영자(CEO)도 'CES 2012'에 참석하고 있는 만큼, LG전자쪽에 해명을 요구할 것을 모뉴엘에 요청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은 롯데마트가 지난해 12월 19일 '통큰 LED TV'라는 애칭을 붙여 국내 중소기업인 모뉴엘과 합작으로 49만9천원에 내놓은 32인치 LED TV이다. 이 저가형 LED TV는 불과 2시간 반만에 2천대가 다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통큰 LED TV'는 LG전자와 같은 LG그룹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내달 '통큰 LED TV'를 3천 대가량 더 내놓을 계획이다.

LG전자가 유통업체의 저가형 TV에 대해 평가절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마트에 앞서 이마트는 작년 10월 27일 LCD 생산량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PV사와 합작해 '드림뷰'를 출시해 저가형 TV 출시 바람을 일으켰는데, LG전자의 한 고위 임원은 '드림뷰'가 출시된 직후 한 대학의 특강에서 "이마트 TV를 분석해봤는데 질이 확연히 떨어진다"면서 "사면 후회할 것"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계속되고 있는 저가형 TV에 대한 공격은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등에까지 저가형 TV 열풍이 퍼지고 있는데다 크기도 30인치대에서 40인치대까지 확산하는 등 내수 주력 상품이 위협받는 데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