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가 모두 전월 대비로 동반 감소, 경기침체 우려가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건설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로 14개월만에 최대폭으로 급감, 건설업계에 대한 우려가 다시 한 번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같았고, 미래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재고조정이 나타나면서 광공업 생산이 감소했으나 향후 생산은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대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악화한 기업심리가 설비·건설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지난달 동반하락했던 경기지수가 보합 또는 상승으로 전환한 것은 향후 경기 흐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모두 감소세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제조업(-0.5%)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광공업생산은 4월에 0.9%, 5월은 1.3% 증가했다가 3개월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6월에 1.6%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1.0%), 부동산·임대(-3.7%)가 감소한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 증가했다.
건설업 생산은 전월 대비 3.3%, 전년 동월 대비 16.5% 감소했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은 2011년 2월(-20.6%) 이후 최대로, 건설업의 위기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하지만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 등 4개 부문을 합친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감소한 반면 전년 동월 대비로는 0.1% 증가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8.2%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과 같았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오른 100.0를 기록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선에 오른 것은 2011년 7월 100.2 이후 처음이다.
◇ 제조업 생산, 운송장비·기계장비 등 부진… 제고 증가세
6월 제조업의 업종별 생산은 전월 대비로 담배(40.8%), 반도체·부품(1.1%), 자동차(0.9%) 등이 증가했지만 기타운송장비(-7.6%), 금속가공(-2.9%), 기계장비(-2.5%) 등은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반도체·부품(8.6%), 1차금속(2.6%), 자동차(1.5%) 등이 증가한 반면 기계장비(-8.2%), 비금속광물(-6.3%), 영상음향통신(-5.9%) 등은 감소했다.
생산자제품 출하는 기타운송장비, 화학제품 등의 부진으로 전월 대비로는 0.8% 줄어들었지만 반도체·부품, 석유정제 등의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 증가했다.
내수 출하는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2.1% 감소했다.
수출 출하는 전월 대비 0.6%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6.6% 늘었다.
생산자제품재고는 반도체·부품, 1차금속 등에서 줄어 전월 대비 2.1%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기계장비 등에서 늘어 10.7%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07.0%로 전월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생산능력지수는 반도체·부품, 기계장비 등이 늘어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로는 3.6% 늘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 부동산·임대 등이 줄어든 탓에 전월 대비 0.4% 줄었지만, 보건·사회복지, 금융·보험 등이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 증가했다.
6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의복 등 준내구재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4월 0.9%, 5월 0.7% 반등세를 보였다가 3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컴퓨터·통신기기, 차량 연료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0.6% 증가했다.
◇ 설비투자·건설기성·건설수주 부진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 등의 감소로 전월 대비 6.3% 줄어들며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반기계류와 전기·전자기기 등에서 투자가 줄어들면서 전년 동월 대비로도 5.6%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공사 부진 등으로 전월 대비 3.3% 감소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건축과 토목공사가 모두 부진한 탓에 16.5% 줄었다.
건설수주(경상)는 공장·창고, 재건축·재개발 등의 발주가 줄었지만, 신규주택, 철도, 관공서, 도로 등의 발주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2.6% 늘었다.
◇ 분기별 생산·투자 감소세… 소비는 증가
분기별 광공업생산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0.1%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 2009년 2분기(-5.4%)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2010년 4분기(11.7%) 이후 6분기 연속으로 증가율이 감소한 것이다.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로존 위기와 주요국 경기 둔화로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경제주체의 심리가 악화하고 지표가 둔화했다"며 "과도한 심리위축으로 경제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정책 대응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