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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가계부채에 한국 경제 '휘청'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6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전월 대비로 동반 감소,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동반 부진은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기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생산과 재고, 투자 감소에 나서고 소비자는 지갑을 닫으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하고 나선 탓이다. 여기에 9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와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 하락 또한 소비심리를 급격하게 악화시켰다.

31일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광공업·서비스업 생산, 소매액, 설비투자 등 핵심 지표들이 줄줄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

전월보다 0.3% 감소한 전(全)산업 생산에서는 정부가 경기 지탱을 위해 재정 조기 집행에 나선 공공행정(2.9%)을 제외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건설업(-3.3%), 수출 부진을 겪는 제조업(-0.5%), 내수 위축에 직면한 서비스업(-0.4%)이 모두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추세적 둔화가 뚜렷해 전년 동기 대비로 2분기 증가율이 2009년 2분기(-5.4%) 이후 최저인 1.5%로 떨어졌고, 2010년 4분기(11.7%) 이후 6분기 연속으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은 수출과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아 2분기 수출이 2009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가장 부진에 빠졌다. 또 2분기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하는데 그쳤다.

또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줄여 재고 줄이기에 나선 탓에 6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8.2%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떨어졌다.

경기 국면을 짐작할 수 있는 제조업 재고·출하 순환도를 보면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둔화·하강 국면의 늪에 빠져 있다.

소비도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로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가 모두 동반 감소했다. 소매액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에 그쳐 2009년 1분기(-4.5%) 이후 가장 낮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 같은 경제지표 부진에 대해 "2분기 국내총생산 속보치가 전기 대비 0.4% 성장에 그친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며 "5월까지 2개월째 상승세를 보인 생산과 소비의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통계청의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월에 100.0을 찍어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선에 올라선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기획재정부 김정관 경제분석과장은 "제조업의 재고조정이 나타나 생산감소를 초래했으나 향후 생산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재고 동향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과도한 심리 위축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내수 중심의 정책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