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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삼성전자 쇼크 비상한 관심

[재경일보 하석수 기자]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실적 충격)에 외신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것이 중국에서의 부진과 원화 강세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저성장 기조 극복을 위한 전략의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 스마트폰 성장세가 정체기에 빠졌다'는 기사에서 샤오미와 레노버 등 토종업체들이 내놓은 저가 스마트폰의 공세가 날로 심화하는 중국 시장을 삼성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로 지목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가이트너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20121년 25%로 정점을 찍은 이후 18%대에서 고착화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선진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는 등 시장 상황이 달라진 것도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업계 전반의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치고, 중국의 경쟁사에 시장 점유율을 계속 내주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환경 탓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만만치는 않다.

FT는 또 스마트폰의 매출 부진으로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삼성 스마트폰을 성공할 수 있게 한 그룹의 '수직통합'이 이제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삼성전자가 수요 침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재고 더미가 쌓였고 이들 물량을 처리하는 과정에 엄청난 마케팅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맥쿼리의 대니얼 김 애널리스트는 "허술한 재고 관리는 삼성답지 못했다"며 "삼성은 자사 제품을 과신한 나머지 시장의 동향을 잘못 읽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와 함께 유럽에서 예상외의 판매 부진으로 갤럭시S5의 조기 출시에 대한 우려가 생길지도 모르게 됐다면서 삼성의 전략이 그렇게 스마트해 보이지 않는다고 적었다.

AP통신도 삼성전자의 어닝쇼크가 전문가들로 하여금 현재의 전략과 순발력의 부재에 의문을 던지게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거대한 덩치에도 좀 더 기민해질 필요가 있다"(맥쿼리의 대니얼 김), "쉽게 말해 삼성은 중국에서의 재고 관리에 실패했다"(크레디트스위스의 케온 한 애널리스트)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삼성전자가 광고에서 "다음 혁신은 여기에"(The next big thing is here)라고 내세우지만 정작 삼성 제품을 사려는 사람은 계속 줄어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주력인 스마트폰에서 첨단부품의 조달이 지체되면서 경쟁력이 저하했고, 수요가 중저가 기기로 옮겨가는 시장의 구조변화도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거인'이 전환점에 접어 들었다"고 적었다.

닛케이는 심장 질환으로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의 부재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며 "오너 경영자의 부재 속에, 스마트폰 시장의 구조 변화에 의한 경영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삼성전자 실적 악화의 원인에 대해 "원화 강세에 더해 스마트폰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영 체질에서의 탈피가 무거운 과제로 부여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또 교도통신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과 경쟁 격화로 삼성전자가 지금까지와 같은 고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