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알리바바, '상장대박' 첫날 38% 폭등…'투자' 신중해야

[재경일보 이예원 기자] = 19일 알리바바 출범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거리로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알리바바는 전날 주당 공모가격을 68달러로 확정했지만 이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첫 거래 가격은 92.70달러였다. 장중에 100달러 직전까지 가기도 했으나 과도하게 올랐다는 일부 평가가 나오면서 하락해 93.89달러로 마감했다. 종가는 공모가 대비 25.89달러, 38.07%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의 시장 가치도 훌쩍 뛰어올랐다. 공모가 기준으로 1천680억달러였지만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2천314억달러(약 241조6천억원)다. 이는 구글(4천1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페이스북(2천억달러)보다 300억달러 이상 높은 것이다. 같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시장가치는 1천500억달러 수준이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알리바바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알리바바의 ‘복잡한 기업구조’ 등 수많은 문제가 쌓여있는 상태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중 경제 및 안보검토위원회(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지주회사를 만들어 우회상장을 한다” 면서 투자를 신중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9일 니혼케이자이신문도 알리바바바 ‘특수한 기업구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사실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미국예탁증권(ADR)을 갖는 투자자는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알리바바 그룹이 이닌 조세 도피처로 알려진 케이맨 제도에 본사를 둔 알라바바그룹 홀딩스(AGH)의 주주가 되는 것” 이라며 “소프트 뱅크도 AGH의 최대주주” 라고 전하며 세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 중국기업들의 VIE 구조

중국에서는 일종 업종에 엄격한 외국자본규제를 두고 있다. 이는 통신관련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외자출자규제를 빠져나가기 위해 중국 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것이 변동 이익 실체(VIE, 해외 지주회사가 중국에 있는 기업에 투자)라고 불리는 구조다.

알리바바의 중국 인터넷 관련 사업에는 원칙적으로 외자규제가 걸리기 때문에, 창업자 마윈(馬雲·잭 마·50)등 중국세력이 전체주식을 갖는 중국기업을 설립했고, 여기에 규제 사업을 집약시켰다. 규제를 빠져 나가기 위한 이 중국 내 자본 회사가 VIE로 규제 사업의 인허가를 가진 그룹의 핵심 기업이라고 할 수있다. 이에 더해 VIE가 갖는 수익 등을 케이맨 AGH 그룹에 그대로 귀속시킬 수 있도록 설계하고, AGH 외국 주주가 알리바바 주주로서의 권한을 확보 할 수 있도록 모방한 구조다.

이는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바이두 등 많은 중국 인터넷 기업이 채택하고 있으며, 희귀한 구조가 아니다. 문제는 이 구조 자체가 애매하다는 점이다.

핵심은 알리바바의 VIE과 AGH그룹의 관계이다. 출자관계가 아닌 계약에 의해 VIE 이익을 갖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묵인해 온 중국 당국이 이러한 구조에 “NO” 를 제기할 가능성도 제로가 아니다.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계약에 어느 정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지 의심이 남는다“ 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알리바바도 미 증권 거래위원회 (SEC)에 제출한 리스크정보에 VIE구조의 애매한 입지를 들고있다.

◇알리페이 문제에서 드러만 VIE 한계점

VIE 구조가 안고있는 문제점을 노출 한 것은 다름아닌 알리바바였다. 바로 2011년 밝혀진 알리바바의 결제자회사 “알리 페이’ 그룹의 이탈이다. 알리페이는 2009년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알리페이 주를 마 회장이 보유한 중국 기업에 양도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대주주였던 미국 야후와 소프트 뱅크가 “알리지 않았다” 고 반발했다. 사실관계를 떠나 이 문제의 본질은 당국이 VIE 구조에 이의를 제기 한 점에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결제회사는 100% 내부자본일 필요가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VIE 구조로 규제를 빠져나가고 있으나, 중국인민은행은 VIE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 결과, 마 회장은 알리페이 주를 VIE 구조에서 분리해 자신의 개인회사로 옮길 수밖에 없게되었다.

또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VIE 구조의 규제를 검토 중” 이라고 발언한 적도있다. 현재 구조의 지속 여부는 예측할 수 없으나 이 경우 알리바바 주주의 권리는 흔들리게된다.

◇27명의 고정적인 경영 간부들

‘1주 1의결권’ 을 원칙으로 하는 홍콩 증권 거래소가 인정하지 않은 고정된 27명이 의결권의 대부분을 갖는 구조도 지배 구조의 문제로 제기된다. 새로운 의결권자를 선출하려면 기존 의결권자 4분의3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한다. 그러나 고정적인 경영진 간부들이 연이은 사업 영역 확대에 대응 할 수 있을지 의문시하는 시장 관계자는 많다.

전자 상거래에서의 모조품 판매도 과제로 남아있다. 8월 미국 언론은 알리바바가 영국 버버리 사이트 정식 출점에 지금까지 버버리의 승인을받지 않은 회사 제품을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던 업자를 말소했다고 전했다. 모조품이나 할인 판매에 엄격한 자세를 취한 알리바바이지만, 그래도 “소송 위험이 있다” 며 알리바바 주식에 신중한 견해를 갖는 시장 관계자도있다 .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없는 것은 정치와 거리이다. 알리바바의 약진을 뒤에서 지지했던 것은 중국 정부라는 것이 반은 통설이다. 마 회장은 7월 시진핑 국가 주석 방한에 동행해, 이번 IPO 에서는 원자바오 총리와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친족이 관여하는 투자회사에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6 월 알리바바는 홍콩 행정장관출신 등젠화(董建華)를 사외 이사로 초대한다고 밝혔지만 그는 중국 정부와 매우 가깝다. 21일부터 홍콩을 대표하는 사업가 집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해 진핑과 회담을 열었고, 홍콩에서 반중시민단체에 의한 비즈니스 센터 점거가 일어났을 때도, 홍콩 비즈니스 세계와 중국 정부의 일체감을 연출했다.

이만큼 VIE를 포함한 알리바바의 사업모델은 정부의 영향 하나에 크게 흔들린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텐센트, 아마존, 이베이와의 경쟁이 치열할 것” 이라며 “알리바바는 중국 경제의 소우주로, 수억명이 이익을 얻으려고하고 있지만, 그 사령탑은 보이지 않고, 정치 색깔을 띄고 있어 취약하다“ 고 재차 투자자에게 주의를 촉구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