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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쌍용자동차의 회생방법으로 삼성그룹에 의한 인수를 희망한다고 밝힌 가운데 증권가는 삼성의 쌍용차 인수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욕심 낼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최대식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의 자동차 재진출 여부는 알 수 없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매력적인 ‘네 가지 이유’를 꼽았다.
◇ 정부 및 지역여론 우호적
우선 정부와 지역여론이 우호적인 점이다. 쌍용차는 경영진이 손을 땐 후 자금사정 악화로 부품공급업체가 납품을 잇달아 중단하며 원활한 공장가동이 힘든 상태다. 이로써 현재 부평, 평택 등의 지역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정부와 지역여론 모두 책임 있는 경영자가 나타나 쌍용차를 회생시키길 원하고 있다.
▶ 가장 손님이 붐벼야 할 시간에 손님 발길이 뚝 끊어진 ‘텅빈’ 평택 번화가 ⓒ장웅 기자 |
최근 본지가 평택시민들의 심경을 들은 결과 상당수 평택시민들은 삼성의 쌍용차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평택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노래주점의 주인은 "매출이 70% 넘게 빠졌다"며 "경영을 할 수 있을 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주변 대다수 노래주점들이 가게를 내놓고 있는데 나도 가게를 내놓고 싶지만 팔릴지 몰라 못 내놓고 있다"며 "평택의 거의 모든 경제는 쌍용차와 협력업체를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거쳐 먹고 사는데 쌍용이 무너지면 평택이 다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쌍용차 직원들은 "먼저는 회사가 살아야 한다"면서 "청산은 절대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불가피하다면 구조조정도 어쩔 수 없지 않냐"고 푸념하며, 최근 거론되고 있는 삼성의 인수방안에 대해 "누구든 책임있는 경영진이 나타나 경쟁력 있는 회사로 발전시켜주기를 바란다"며 빠른 시일 내에 주인이 나타나기를 희망했다.
이에 반해,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관계자는 "상하이차와 정부로 인해 쌍용차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최근 거론되고 있는 회생안에 대해 묻자 "'시기상조'라며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 말했다.
◇ 진입 코스트 낮아 부담 적어
두 번째 이유는 진입 코스트(비용)가 낮아진 것. 국내 완성차 시장은 현대·기아차그룹이 내수시장의 76.9%를 차지한 가운데 GM대우, 르노삼성, 쌍용 3개사가 나눠먹는 1강 3약 체제인 가운데, 이미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가치가 떨어진 상태다. 또한 GM대우의 경영상태도 어렵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최 연구원은 "GM대우의 모회사인 GM은 이미 미국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수혈 받아 근근이 버티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회사 매각 등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며, 삼성은 아직도 르노삼성의 지분 19.9%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여건 가운데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를 삼성이 통합해 자동차 2강 체제를 구축하면 독과점에 따른 산업 경쟁력 약화를 방지할 수 있을 뿐더러, 중장기적으로 보아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토요타, 벤츠 등 세계적 브랜드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 앞선 삼성의 기술력
세 번째로는 삼성의 기술력이 차체제어 등 차량 전자화사업과 하이브리드카 등 미래형 자동차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고의 전자회사였던 일본 소니를 따돌리며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한 기술력과 저력을 가진 삼성이 첨단 기술력이 요구되는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어 보인다.
◇ 신수종(新樹種) 사업 찾아 혈안된 삼성
마지막으로 최 연구원은 삼성의 신수종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했다. 삼성은 몇 년 전부터 새로운 먹거리 찾기를 위해 TF를 구성할 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반도체나 LCD 업황 악화로 과거보다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하지만, 삼성관계자는 지난 외환위기 때 자동차 사업의 실패 충격과 한번 실패한 사업에는 다시 도전하지 않는다는 기업 분위기, 그리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반도체 사업을 지켜내기에도 빠듯한 시점에서 쌍용차 인수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쌍용차 자력회생 다음카드로 업계가 바라고 있는 삼성의 쌍용 인수방안이 국민의 여론으로 확산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