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부시 前 대통령이 자서전 출간기념회와 해군사관학교 강연만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믿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제 진실을 말해야 할 때입니다"
김준환 유한대학 교수(외환은행 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 사무처장)는 3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지 W. 부시 前 미국대통령은 지난 28일 자서전 '결정의 순간'의 국내 출간에 맞춰 방한해 출판 기념회를 갖고, 29일 해군사관학교서 강연한 후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부시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마다 외환은행 매각 문제가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시 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는지, 외환은행 재매각에 관해 어떤 얘기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밝혀져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론스타 펀드에 부시 가문의 자금이 들어와 있는지를 포함, 세간의 이런 저런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가문과 론스타가 밀접한 관계라는 주장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무엇보다 '텍사스'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텍사스가 고향인 부시 전 대통령은 텍사스 주지사를 지내면서 전국적 정치인이 됐고, 프로야구단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를 지내기도 했다. 역시 텍사스를 배경으로 성장한 론스타는 명칭 자체가 텍사스의 주기(州旗)와 같다.
론스타의 주요 투자자로 알려진 베스 형제는 부시 가문의 최대 재정 후원자이며, 부시 부자와 절친한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경영하는 미국 로펌이 론스타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다.
김준환 교수는 "지난 2000년 6월 부시의 방한 후 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가 이뤄졌고, 2003년 4월 방한 후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성사됐다"며 "현 시점에서 한국을 찾은 부시 전 대통령이 론스타를 위한 모종의 압력을 한국 정부에 행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고 꼬집었다.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한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은 현재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대법원이 론스타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사실상 유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사실 이런 의혹들은 법리검토를 하고 있다는 금융위가 조만간 어떤 결론을 내리는지를 보면 다 알 수 있다"며 "금융당국을 포함한 정부의 올바른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