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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기형식이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도올의 중국일기1"

▲16세기 강소성 소주를 중심으로 발전한 곤산강菎山腔(쿤취)의 한 장면. 공연자들은 소주곤곡전습소의 전속배우들이다. 탕현조湯顯祖, 1550~1617의 작품 『모란정』의 한 장면,
▲16세기 강소성 소주를 중심으로 발전한 곤산강菎山腔(쿤취)의 한 장면. 공연자들은 소주곤곡전습소의 전속배우들이다. 탕현조湯顯祖, 1550~1617의 작품 『모란정』의 한 장면, "유원遊園"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 : 통나무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도올의 중국일기 시리즈(전 6권) 중 첫 번째 책으로, 저자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최근 1년 동안 중국 대학(연변大)의 객좌교수로서 강의를 한 체험을 일기형태로 기술한 내용이 일부분 담겨 있다.

내가 노경(老境)에 이런 모험을 감행하게 되는 데는 그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다. 나는 젊은 날, 1972년 만 24세의 나이에 유학의 장도에 올랐다. 그때만 해도 내가 유학을 가게된 가장 절실한 이유는 우리민족의 역사가 과학을 포함하여 학술적으로 너무 뒤져있다는 생각때문이었다. (19P)

만약 중국이 미국을 초월한다면, 그것은 왜,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위하여 초월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전 세계, 지구공동체의 사람들은 던져야 한다. 그 "초월"이란 군사적ㆍ경제적 힘의 초월이 아닌 도덕적ㆍ문화적 힘의 초월이 되어야 한다. (38P)

"뾰쿠당구"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이 말을 분석해봐도 그 뜻을 해석해내는 사람은 이 세상 천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분석명제(analytic proposition)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은 무슨 엄청난 얘기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집 앞에서 매일 만나야 하는 동네간판 글씨에 불과하다. (254P)

.■책의 구성

ㆍ연변에서의 일기 2014년 9월 7일 ~ 10월 1일

국민독자 여러분께 알립니다

제가 요번에 펴낸 『도올의 중국일기』(전6권 : 10월말에 3권이 나왔으나 11월중으로 제4권이 나올 것이며 나머지 2권도 집필이 완성되어 편집만을 대기중인 상태입니다)는 최근 1년 동안 중국의 대학의 객좌교수로서 강의를 한 체험을 일기형태로 기술한 것입니다. 중국말로 중국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느낀 중국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이 저의 일상체험을 통하여 다양한 시각에서 기술됩니다. 중국사회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희소식은 다시 없을 것입니다. 중국은 단순히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그 국가가 어떠한 길을 가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저는 중국의 도덕적 진로를 위하여 중국철학의 전문가로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중국이라는 광활한 대륙에서 느끼는 우리역사의 실상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강의를 한 곳이 연변대학이었는데 그 주변으로 펼쳐져 있는 광대한 유적군을 속속들이 조사해보면서 우리민족의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제 머릿속에 혁명이 일어난 것이죠. 신화가 사실이 되고, 주변이 중심이 되고, 죽은 벽화가 살아있는 삶의 모습이 되고, 눈에 보이는 유적의 실체가 기록중심의 역사를 압도하는 것이지요. 우리의 고대사는 더 이상 고대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21세기 현대사입니다. 저는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그리고 한韓의 역사, 그리고 고려, 조선의 역사를 어느 한 시공의 좌표도 현대사로서 다루지 않을 수 없다는 혁명적 시각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러한 모든 역사의 실상을 제 문자언설로서가 아니라 사진으로서, 현장의 느낌으로서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이 과거사의 문제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 중국의 핵, 그 디프 스트럭쳐를 새롭게 파악하는 데로 발전되어 나갔다는데 본서의 특징이 있습니다. 20세기의 중국의 역사를 보통 모택동과 장개석의 세기적 대결로 파악하지만 실상 그 대결의 핵은 장개석으로 대변되는 중원의 축과 장학량으로 대변되는 똥뻬이東北의 축 사이에 있었습니다. "서안사변"이라는 사건을 구조적으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20세기 중국역사를 바르게 파악할 수 없습니다. 제가 말하는 "고구려패러다임" "조만문명권"이라는 새로운 문명의 축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중국의 역사를 우리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과연 우리 조선민족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정체성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책 6권은 영화처럼 읽힙니다. 그리고 우리민족에게 무한한 자부심을 줍니다. 그리고 앞으로 자라나는 어린 생명들에게 이 험난한 세계사의 파랑을 헤치고 나갈 수 있는 원기를 부여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있습니다. 일기형식이래서 쉽게 읽힙니다. 그러나 제 생애를 통하여 연마한 학문적 인식의 모든 측면들이 이 여섯 권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문ㆍ사ㆍ철을 망라하는 인문학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10월 상재날에
저자 도올 김용옥

저자소개

김용옥
도올 김용옥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상가이다.
그는 최근 중국사회에서 중국의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데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 책(도올의 중국일기, 전 6권)은 그의 새로운 지적모험의 여정을 일기체로 수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