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과학 역사상 처음으로 분자 내부에서 움직이는 원자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1천조분의 1초도 되지 않는 원자의 움직임을 촬영하는 일은 전인미답의 과제였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물리학과 루이스 디마우로 교수 연구팀이 이같은 실험연구에 성공했고, 그 내용이 과학저널 네이처지 최신호를 통해 소개됐다.
AFP 통신은 7일(현지시간) 이번 성과가 지구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질소와 산소 분자에 초고속 레이저를 투사해 원자핵 둘레를 도는 특정 전자를 자극하는 첨단 과학 기술을 동원한 끝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레이저 충격을 받고 원자에서 잠시 분리됐던 전자가 분자와 다시 충돌할 때 전자와 결합하는 원자의 진동 순간을 초고속 카메라로 포착한 것이다.
전자가 분자와 충돌하면 연못의 물결처럼 파문이 일면서 빛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이 순간 초고속 영상센서가 해당 원자의 움직임을 촬영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산소와 질소 분자를 통해 이뤄졌지만, 앞으로 의약품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디마우로 교수는 "이번 성과는 앞으로 개별 원자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며 "단백질 같은 훨씬 더 복잡한 분자에 적용한다면 과학계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앞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반수소 형태의 반물질 원자를 포착해 조작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당시 실험은 거대강입자가속기(LHC)를 이용해 반수소 원자 6천개를 만들고 이들 중 일부를 1천 초 정도 가두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수소는 수소의 반물질 형태로 전자와 양성자 대신 양전자와 반양성자를 지닌 반물질을 말하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우주 어딘가에 반물질로만 이뤄진 별이나 은하계가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물질의 특성을 규명하면 이 같은 우주 진화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