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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DTV 완화 기대감에 6월 가계대출 급증…고령자 부실대출 우려

다음 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로 지역과 관계없이 각각 70%, 60%로 단일화된다.

이에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6월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12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채권 잔액은 488만7천7천억원으로 한달전보다 3조6천억원 급증했다. 전월비 증가폭이 80%나 된다.

가계대출증가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월간 대출증가액이 4월 2조6천억원에서 5월 1조9천억원으로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은 6월 한달간 3조1천억원이나 늘었다.

이와 함께, 규제 완화가 시행이 중고령층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위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 를 포함한 50세 이상 중고령층의 창업증가로 주택을 담보로 한 창업 및 운영자금이 증가해, 고연령장의 주택담보대출이 2년여 만에 20%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체 주택대출에서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42.5%에서 46.5%로 높아졌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대출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50세 이상의 연령층이 빌린 주택대출 잔액이 지난달 말 현재 38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말 이후, 2년 반 사이 5조5천억원이 늘어났다.

전체 자영업자 수는 작년 들어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자영업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주택대출이 실제 주택구입에 쓰이지 않고 생활비나 창업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문제는 고연령층의 자영업자일수록 대출 부실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영업 업종도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에 편중되어 있어 소득 대비 부채 수준이 열악하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작년 3월 현재 50세 이상 차주는 소득 대비 대출 비율이 400%를 초과한 비중이 43.9%로, 50세 미만 차주에 비해 5.3%포인트 높았다.

이처럼,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창업 목적의 중고령층 주택대출 규모가 커질수록 가계부채의 질은 악화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 등 LTV, DTI 완화가 부채의 질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어, 고연령층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가계부채 위험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TV, DTI 완화는 금리가 높은 비은행 주택담보대출이 금리가 낮은 은행담보대출로 전환·대체돼 가계의 이자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