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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LTV 완화…무주택자 집 사고, 대출 갈아타라

다음 달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종전보다 완화돼 지역과 관계없이 각각 70%, 60%로 단일화된다.

이 경우 서울·수도권에서는 종전보다 대출 금액이 늘어나 주택 구입의 기회도 넓어질 전망이다.

30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음 달 금리인하 가능성도 높아짐에 따라 이번 기회에 무주택자나 집을 바꾸려는 '갈아타기' 수요들은 적극 구입에 나서고,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교체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내달 금리인하 가능성…실수요자 주택 구입 나서라
그동안 오랜 전세난에 시달렸던 집 없는 무주택자 입장에선 이번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LTV 비율이 종전 50∼60%에서 70%로 확대된데다 DTI 기준도 완화되면서 대출가능 금액이 종전보다 늘어나기 때문이다.

교체 수요도 마찬가지다. 소형에서 중형 주택으로 넓혀가거나 수도권에서 서울로 입성하려는 실수요자 등이 대출을 활용해 봄직하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DTI·LTV 완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무주택자 또는 갈아타기를 희망하는 기존 1주택자들"이라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전셋값이 여전히 오르고 있어서 대출 확대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면적 제한없이 공시가격 4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한 사람은 이자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지금까지는 고정금리이고 비거치식분할상환인 만기 15년 이상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상환액에 대해서만 소득공제를 해줬으나 앞으로는 만기 10∼15년 미만 상품도 연간 300만원까지 이자상환액을 과세대상 소득에서 공제해주기로 하면서 수혜대상과 폭도 늘어나게 된다.

이르면 내달 중순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 센터장은 "금리 인하 결과를 봐가며 이달 중순 이후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소형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상태여서 주택 구매여력이 있는 계층은 소형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중형 또는 중대형을 구입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도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않기 때문에 본인의 대출금 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박합수 팀장은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사는 시대는 지났다"며 "LTV 확대로 집값의 70%까지 빌릴 수 있지만, 대출은 집값의 30∼40%로 줄이고 전세금 포함해 집값의 60∼70%는 자기자금으로 시작하는 게 적정하다"고 조언했다.

◇ 고금리→저금리 대출로 ‘리모델링'하라

만약 제2 금융권, 비은행권에서 높은 금리로 이미 대출받은 사람이라면 당장 이자가 낮은 1금융권의 대출로 갈아타야 한다.

은행과 보험·저축은행 등의 대출이자는 연간 최소 1∼2%포인트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DTI 제한에 걸려 1금융권 대출을 받지 못한 경우 고금리를 감수하고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이 많았다"며 "이들은 당장 2금융권 대출을 상환하고 1금융권의 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출을 받고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리지 않기 때문에 손실없이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만약 3년 미만의 대출자라라면 중도상환수수료 비용과 은행 대출로 갈아타면서 줄어드는 이자비용을 비교해 유리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담보여력이 부족해 신용대출을 받았던 사람도 은행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는 게 좋다.

신용대출은 비교적 튼튼한 직장에 다니는 사람도 대출 이자가 연 5∼5.5%에 이르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3∼3.5% 안팎으로 2%포인트가량 싸다.

◇ 다주택자 주택 추가구매는 신중해야
1주택 이상 보유한 사람도 대출 가능액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해 월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을 밝히면서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종전에는 월세 소득이 있어도 신고를 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갔다면 앞으로는 엄정하게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세차익만 바라보고 집을 사기에는 집값 상승에 대한 보장이 없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지금과 같은 저성장 체제가 지속된다면 과거와 같은 집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주택자, 특히 하우스푸어 입장에서는 오히려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나오는 지금이 집을 처분하고 주택 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래도 집을 사는 경우에는 강남권 재건축처럼 향후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을 노리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목좋은 상가 등에 투자해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얻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박 위원은 "주택을 추가 구입한다면 정식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임대소득세를 납부하고 그 대신 재산세·양도소득세 등 다른 세제혜택을 노려야 한다"며 "자금 여력과 상환 능력이 있는 경우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 ratio) = 주택을 담보로 빌려 매년 갚아야 할 대출원금과 이자의 합이 연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연소득이 5천만원이고 갚아야 할 원리금이 2천500만원이라면 DTI는 50%가 된다.

▲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loan to value ratio) =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은행들이 집값의 얼마까지를 담보로 인정해주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LTV 한도가 60%이고 집값이 1억원이라면 6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