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 가정에 한 아이나 두 아이 정도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귀한 자녀가 초등학교를 다니게 되면 그 장면 자체가 감격스럽기도 하고 가방을 둘러메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장면은 생각만해도 귀엽기 그지없다. 그 귀엽고 감격스러운 장면의 감동을 증폭시키기 위해 고가의 가방이 동원된다.
일본의 모든 아이가 멘다는 가방 란도셀은 70만원대의 가격을 자랑하며 그 정점에 서 있다. 란도셀은 백팩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ransel'에서 기원한다. 일본 에도시대말기 왕족과 귀족자녀들의 교육기관인 1847년에 세워진 가쿠슈인에서 초등학생들에게 백팩 형태의 가방을 메개한 것이 기원이 되고 1887년에는 군대에서 사용하던 형태 그대로 초등학생들에게 가방을 메개 한다. 란도세루(ランドセル) 가방은 전후 전일본으로 확산되고 현재 모든 초등학생은 동일한 가방을 메고 다닌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부모들은 과소비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란도셀 가방이 일본에서만 싼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값비싼 란도셀가방은 모든 일본 아이들이 메야 할까. 그것은 튀어서는 안되는 일본 문화때문이다. 모두들 같은 란도셀 가방을 메는데 내 아이만 다른 가방을 멘다면 일본이 중시하는 화합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란도셀 가방만 사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학기에 가장 일반적이고 가장 유행하는 란도셀 가방으로 사줘야 한다. 내 아이가 남과 다르면 안된다는 공포에 가까운 획일화 정서가 일본 초등학생의 란도셀 가방 물결을 만드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내 아이들이 기죽지 않게 하기 위해, 나아가 최고의 것을 사주고 싶은 마음으로 란도셀 가방을 산다. 군대의 베낭을 흉내낸 획일화 목적을 위한 상품을 사줌으로 내 아이가 남다르다는 것을 드러내는 모순된 상황이다. 꼭 란도셀 가방은 아니더라도 수십만원대에 달하는 가방으로 내 아이가 학교에 가는 순간을 감동어린 표정으로 만끽하고 싶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