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주호영 비대위'에서 활동할 비대위원 8인에 대한 인선 절차를 마치고 공식 출범했다.
비대위는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17일) 하루 뒤인 오는 18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체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리가 17일 예정돼 있고, 이 전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비대위 체제를 비판하는 여론전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어서 비대위 출범 이후에도 한동안 당 내홍이 이어질 전망이다.
비대위 출범에도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맞물린 비대위 활동 기간을 어떻게 정할지 등도 추후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했다.
당내 일각에서 당의 '비상 상황'에 책임이 있는 권 원내대표의 당연직 비대위원 배제 및 원내대표직 사퇴 요구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날 의총에서 권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표결에서 재신임을 받아 비대위원으로 합류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충북 제천·단양을 지역구로 둔 초선 엄태영 의원과 부장판사 출신의 비례대표 전주혜 의원이 비대위원에 포함됐고, 서울 강북 지역 재선 출신의 정양석 전 의원도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 정양석 전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지냈다.
원외 인사로는 지난 6·1 지방선거에 광주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대검 수사관이 참여한다. 주 전 위원은 윤 대통령이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재직할 당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을 지냈다.
주 위원장은 주 전 위원을 비대위원으로 인선한 데 대해 "호남의 민심을 대변할 분을 찾다가 우리 당의 열세 지역인 광주에서 15.9%라는 역대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한 점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최재민(38) 강원도의회 의원, 장애를 극복하고 변호사가 된 이소희(36) 세종시의회 의원이 1980년대생 '청년 비대위원'으로 포함됐다. 이 가운데 이 시의원은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청년보좌역을 지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충청, 강원과 호남 출신 인사들이 고르게 선정됐으며, 원내외 구성 비율을 보면 총 9명 가운데 전·현직 의원 6명, 원외 인사 3명이 포함됐다. 총 9명 가운데 여성은 전주혜 의원과 이소희 시의원 2명이다.
서병수 전국위 의장은 이날 상임전국위에서 주 위원장이 지명한 비대위원 8인의 인선안이 가결됐다고 밝히며 "이제 정식으로 비대위가 출범하게 됐고, 이 시각 이후에 과거의 최고위는 당헌당규에 따르면 해산되게 돼 있다"면서 "따라서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의 권한과 직위를 갖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도대체 어디가 비상이었고 어디가 문제였고 누가 책임을 진겁니까"라고 반문하면서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만든 비상상황에 대해서 당 대표를 내치고 사태종결?"이라고 적으며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