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주미대사는 한미간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으로 한국 정부도 미국의 핵우산 운영에 대해 제도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DSCG는 한미 외교·국방 당국이 '2+2' 형태로 확장억제의 실효적 운용 방안을 논의하는 목적의 차관급 협의체다.
부임 100일을 앞둔 조 대사는 1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4년 8개월 만에 부활한 EDSCG에 대해 "미국이 확장억제, 즉 핵우산을 운영하는 데 있어 우리가 제도적으로 발언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우리 의견을 투영, 우리가 필요할 때 확장억제가 그 필요에 맞게 쓰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고 실제 핵 공격을 방어하는 미국의 확장억제 절차와 관련해 EDSCG라는 틀을 통해 우리 정부도 어느 정도 참여하면서 핵우산 가동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북한이 핵무기 법제화를 통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핵 선제공격의 가능성과 의지를 드러내면서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 강화와 한국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조 대사는 "EDSCG 회의가 약 5년 만에 열린다는 것 자체가 상징성이 있고, 북한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면서 "그 상징성을 넘어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좀 더 구체적인 알맹이 있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EDSCG 회의 참석차 방미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봐왔던 확장억제 수단보다 좀 더 강화되고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을 국민이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전략자산 전개 등 (확장억제의) 수준이나 폭이 과거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EDSCG 회의에서 한미 양국이 어느 수준의 합의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