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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설탕 수출 전격 금지 조치로 국제 가격 급등하며 글로벌 공급망 긴장 고조

재경 외신부 기자
인도 설탕 수출 전격 금지 조치로 국제 가격 급등하며 글로벌 공급망 긴장 고조
©연합뉴스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자국 내 물가 안정과 수급 조절을 위해 오는 9월 30일까지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하며 국제 원자재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이번 조치로 뉴욕과 런던의 설탕 선물 가격이 즉각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기후 변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글로벌 식품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인도 정부가 자국 내 설탕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올해 9월 말까지 설탕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 설탕 가격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최근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로 인해 설탕 생산량이 2년 연속 소비량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이 같은 강도 높은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 중 하나인 인도가 자국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공급망 통제에 나섰음을 의미하며 글로벌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인도의 이번 결정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기후 불확실성이 사탕수수 재배 환경을 악화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몬순 우기의 강우량과 시기가 불규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분이 많이 필요한 사탕수수 생산 공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이러한 기상 이변이 생산량 추가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여 국내 공급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가격 상승을 억제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내렸다.

시장에서는 인도의 수출 중단 발표 직후 즉각적인 가격 반응이 나타나며 원자재 시장의 민감도를 입증했다. 미국 뉴욕 원당 선물 가격은 발표 직후 2% 상승했으며, 영국 런던 백설탕 선물 가격 역시 3% 급등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블룸버그 등 경제 전문 매체들은 인도의 공급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브라질 등 타 생산국의 부담이 가중되어 글로벌 설탕 가격의 하방 지지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올해 초만 해도 설탕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보고 제당 업체들에 일정 부분 수출의 길을 열어주었다. 지난 2월 당시 정부가 허용한 수출 물량은 총 159만t 규모였으며, 이 중 80만t은 이미 매매 계약이 체결되어 시장 공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수개월 만에 수출 금지로 정책 기조를 선회하면서 이미 계약된 물량 중 선적이 완료되지 않은 분량에 대한 처리 문제가 시장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백설탕과 원당의 수출을 모두 금지하되 이미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인 물량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기로 했다. 관보 공고가 나오기 전 수출 절차가 시작된 선적분이나 인도 항구에 이미 입항하여 정박 중인 선박에 실린 설탕은 정상적인 출하가 허용된다. 이는 급격한 정책 변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물류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제 무역 규범 내에서 최소한의 신뢰를 유지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현지 업계에서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전환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수급 불안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뭄바이에 본사를 둔 한 무역회사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지난 2월에는 추가 할당량을 제공하며 수출을 독려했으나 이제는 당시 체결된 수출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는 정부의 수급 예측 실패와 기후 위기가 맞물려 발생한 정책적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일각에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설탕 수요가 위축될 것을 근거로 인도 정부가 당장 극단적인 수출 제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인도 내 설탕 재고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자국 내 식량 안보와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보수적 관점을 고수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규제를 확정 지었다.

인도는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의 설탕 생산국이자 주요 수출국으로서 국제 가격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다. 이미 2023년 하반기에도 가뭄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1년 넘게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한 전례가 있어 이번 조치는 시장의 내성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보호무역주의적 성향이 강해질수록 세계 식량 공급망의 취약성이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신흥국들의 수입 물가 부담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향후 국제 설탕 시장은 인도의 생산량 회복 여부와 브라질의 수확 실적에 따라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가 9월 이후 수출 재개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기후 위기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공급 안정성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파고를 낮추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노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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