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지원 펀드인 일본투자공사(JIC)가 반도체 소재 기업 JSR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IC는 2년 전 약 60억달러 규모 거래를 통해 JSR을 비상장사로 전환했지만, 최근 AI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관련 기업 가치가 급등하자 매각을 통한 투자 회수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 후지필름·미쓰비시화학 인수 관심
2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후지필름과 미쓰비시화학이 JSR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관련 논의는 아직 비공개 단계로 진행되고 있으며, JIC와 JSR, 후지필름, 미쓰비시화학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일본 반도체 소재 산업 재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AI 투자 열풍에 반도체 공급망 가치 급등
최근 글로벌 AI 투자 확대는 반도체 공급망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재·장비 업체들까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JIC 역시 당초 JSR을 활용해 일본 소재 산업 통합을 추진하려 했지만, 현재는 시장 호황을 활용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AI 시대 반도체 공급망 기업들이 단순 제조업체를 넘어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됐다.
▲ JSR, 반도체 핵심 소재 강자
1957년 설립된 JSR은 반도체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전사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분야 선도 기업이다.
포토레지스트는 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적인 소재로, 미세공정 경쟁이 심화될수록 기술 장벽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후지필름 역시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미쓰비시화학은 포토레지스트 제조에 필요한 화학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만약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일본 내 반도체 소재 밸류체인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비상장 전환 후 인수 추진” 계획 변화
JSR은 2023년 비상장 전환 당시 해외 투자자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업계에서는 실제로 JSR이 소재 산업 판도를 바꿀 대형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JSR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우선 사업 실적 회복에 집중하고 있으며 아직 인수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 실적 회복 속 수익성 개선
JSR은 올해 3월 마감 회계연도 기준 4천7억엔 매출과 607억엔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년도에는 생명과학 사업 부진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수익성이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소재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 재평가
일본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높지 않더라도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틈새 소재·장비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최근 AI 붐으로 이들 기업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토레지스트 업체 도쿄오카공업(TOK)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3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약 1조4천억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핵심 경쟁력이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으로 이동하면서 일본 소재 기업들이 다시 전략 산업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 일본 정부,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 지속
JIC는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국부펀드로, 일본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18년 설립됐다.
반도체뿐 아니라 의료장비 기업 톱콘에도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함께 투자하는 등 전략 산업 중심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핵심 소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투자 회수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