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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의 한파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예사롭지 않은 해외 교포들의 국내송금 현황이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할 새로운 대책으로 해외 교포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 활성화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송금을 위해 국내 계좌를 만드는 사례가 많아지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은행들의 눈치싸움 역시 치열하다.
건설사 역시 국내 미분양 사태를 해결할 수 있어 좋고, 정부 또한 외자가 들어오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 해외 교포의 국내 송금 급증
원화에 대한 달러화와 엔화 가치의 급등으로 국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환차익과 부동산 투자 등을 노린 해외 교포의 국내 송금이 급증하고 있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은행 미국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이 국내 본점으로 송금한 규모는 1만113건 1억 3,684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급증했다. 미국, 일본 등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신한은행 역시 10월에 국내 송금액이 증가, 11월에는 잠시 주춤했으나 12월에 다시 송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국내송금이 늘어나는 이유는 환율 차에서 오는 이익으로 50%정도 얻고, 국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예전에 비해 20%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에다 1-2년 후 환율이 상승하면 추가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은행들은 국내 송금을 위해 계좌를 만드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해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 은행은 미국 뉴욕과 워싱턴 등 동부 지역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었으며, 외환은행 역시 지난달 중순에 ‘LA 교포대상 한국 투자 설명회’를 열어 환율과 금리 등의 동향 및 전망을 소개하고 재외동포관련 주요상품 및 외환거래법규를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설명회에는 좌석이 꽉 찰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으며 국내 부동산에 대해 해외 교포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되었다.
IMF 때 역시 환율은 치솟았고 지금과 비슷한 양상이었음에도 이번처럼 가시적으로 영향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IMF 때는 처음 겪는 일이라 모두들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국내송금으로 환차익을 본다든가 국내부동산 투자로 이익을 내는 등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외국 투자자의 국내 부동산 매입은 당시에도 급증했었으며, 알려지지 않았으나 강남 등에서도 자산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매입도 늘어났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 역시 “IMF 때와 비교하여 이번에 국내송금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당시에는 국가 신용도 자체가 낮아짐으로서 국가적인 리스크를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그때 많은 투자이익을 얻은 사람들이 학습효과를 통해 이번 경우에는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
또한 예전에 비해 간소해진 국내 송금 절차도 송금 건을 늘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은행 외환 마케팅팀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국내에 연고가 없이 계좌를 만드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며 “통장과 비밀번호 없이 계좌를 만드는 것에 대한 약정서만 작성하면 계좌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적어도 2배 이상은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외자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리스크만 수용가능하다면 충분히 투자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율은 어느 누구도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 새로운 돌파구로 희망을 빚다, 국내건설업체의 해외 세미나
환차익을 노리는 국내 송금과 국내 부동산에 대한 해외 교포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환영의 신호를 보내는 건설사가 많다.
국내 미분양 사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단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뚜렷하다. 더불어 정부 입장에서도 외자가 들어오니 일거삼득이 아닐 수 없다. 대외적으로 관심을 보인 건설사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관련 업체를 통해 관심을 나타내거나 준비 중인 건설사가 많다.
외환은행은 최근 해외 부동산 전문 업체와 협의하여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국내 부동산 투자 소개 세미나를 열었다. 10개 내외 건설사가 선정되는 이번 수주에는 초반부터 중소 건설사부터 대형 건설사까지 많은 건설사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 부동산에 대한 이러한 호응에는 한국 부동산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느끼는 인식 역시 작용한 것으로 보여 진다.
최근 주상복합 ‘아이리스’를 분양한 롯데건설은 재미 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LA와 뉴욕에서 신문과 TV 케이블 분양 광고를 내는 등 현지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 건설 해외 마케팅 담당자는 “해외 신문사와 케이블TV를 통해 6번 정도 매체 광고를 할 예정에 있으며 현재 4번 정도 광고가 소개됐다.”고 밝히며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며 로드쇼와 사업설명회도 진행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현지 마케팅 결과, 교포들의 문의전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 이러한 문의가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건설 측은 이러한 추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루트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롯데건설 측은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1억 달러짜리 매물을 6000달러 정도에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은 투자자들은 얼마 없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금호건설의 경우 ‘리첸시아 방배’ 미분양분을 해외 교포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호건설 해외 마케팅 담당자는 “우리의 경우 미분양이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땐 해외 마케팅 사업 역시 앞으로 우리가 추진해야할 부분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고 마케팅 전략을 체계적으로 진행 중이다.”며 “인쇄광고나 온라인, TV매체가 기본적인 수단이 되겠지만 해외 교포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 역시 고려중에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체 사이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마케팅에서 해외마케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해외 수요가 국내 수요보다는 많은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국내 건설현황의 어려움을 해외에서 해결해보자는 의견들이 많다. 향후 해외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한 전초 단계로 이번 상황을 지켜보는 건설사들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상황이 온전히 부동산 매매 활성화로 이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가능할 런지 몰라도 현재 시점에서는 국내송금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환차익을 통한 이익창출이지 국내 부동산 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치솟았던 환율이 안정권에 접어들고 부동산 가격과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이와 관련한 많은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어 이를 통해 국내 부동산 투자 붐이 조성된다면 가시적인 결과가 곧 나타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