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오바마 核외교 ‘잰걸음’…北·이란 압박 수위 높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을 위한 행보에 점차 속력이 붙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협정 서명식에 참석, 중·동부 유럽의 11개국 정상들과 회동하게 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가질 서명식을 위해 프라하에 머무는 동안 이들 정상들과 공동 만찬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START-1 후속협정 서명식 뒤 열릴 공식 만찬에 참석할 구체적 유럽 정상들의 면면은 전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새로운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에서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선언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소극적 안전보장(NSA)’선언…北·이란 제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 비전을 선포한 후, “미국 보유 핵무기는 전적으로 핵전쟁 억제용”이라는 원칙 천명을 검토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비보유국들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성실히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 핵위협으로부터 이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소극적 안전보장(NSA)’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NPT를 무시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은 안전보장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이밖에 미국은 독일과 벨기에, 터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에 있는 전술 핵무기 B61 수소폭탄 약 200개의 철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핵안보정상회의…전 세계 44개국 정상 참석

핵 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 조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 등 44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핵안보정상회의도 곧 열릴 예정이어서 전 세계가 ‘핵 없는 세상’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서는 오는 12일부터 이틀간 핵안보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여기에는 이명박 대통령 등 전 세계 44개국 정상들이 참석한다.

이 회의에서는 핵 테러리즘에 대한 대처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며, 핵통제 체제 밖에 있는 핵 비보유국이나 테러리스트 집단의 손에 핵물질이 넘어가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등에 대한 논의가 전개될 전망이다.

따라서 인도, 파키스탄, 중국, 이스라엘 등 실제 핵을 보유했거나, 사실상 보유한 것으로 여겨지는 국가정상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실제 참석할 지 여부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5월에는 뉴욕에서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가 열려 핵 억제를 위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종성 기자 jslee@j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