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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4400개 기업, 전체 법인세 86% 부담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우리나라 상위 1%의 기업이 내는 법인세가 전체 법인이 내는 세금의 86%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의 44%에 달하는 약 20만개의 기업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또 고액 연봉을 받는 근로자 상위 10%의 근로소득세 부담률이 68%나 됐다.

29일 국세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전국 46만614개 법인 가운데 상위 1%인 4406개사가 국세청에 신고한 총부담세액이 35조5882억원으로, 전체 기업의 총부담세액 37조9619억원의 85.8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의 대기업이 평균 8조1439억원을 신고한 셈이다. 반면 적자 등으로 법인세 총부담세액이 없는 법인은 20만4215개(44.3%)에 달했다.

총부담세액은 해당 연도에 법인이 신고한 법인세로 사업연도소득에 대한 법인세 산출세액과 가산세액의 합계액에서 공제감면세액을 차감한 액수다.

국가 예산의 토대가 되는 세수에서 상위 1%의 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상속세를 신고한 납세자 5722명은 10조6591억원을 상속받아 1조5545억원(결정세액)을 부담했는데, 이 중 대재산가 57명은 1조8659억원을 물려받아 5042억원을 부담해 전체의 32.43%에 달했다. 1인당 327억원의 재산을 상속받아 88억5000만원의 세금을 낸 것이다.

증여세도 마찬가지로, 작년 12만7464명이 32조5071억을 증여받아 3조8198억원의 세금을 냈다. 이 중 1274명이 13조4454억원에 대한 세금 1조2933억원을 물어 전체의 41.13%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분 소득에 대해 작년 초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소득세 총결정세액은 15조6863억원으로, 근로자 1717만7000명 가운데 과세 대상인 924만4000명(60.9%)이 낸 돈이다.

이 가운데 상위 10%의 근로자가 부담한 세액은 10조6144억원이었고, 상위 30%의 부담액은 14조3630억원으로 나타나 277만3000여명의 근로자가 우리나라 전체 근로소득세의 92.2%를 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 기준에 미달(과세표준 1200만원 미만)해 세금을 내지 않은 근로자는 39.1%에 달하는 593만3000명이었다.

전체 근로소득자에서 차지하는 과세미달 근로자 비중은 2007년 42.1%, 2008년 43.2%, 2009년 40.3%로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