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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감원’ 칼바람…6곳서 413명 실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서 1분기 '감원 칼바람'이 현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간제 근로자를 중심으로 직원 수가 감소했다.

18일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항공사(FSC) 2곳과 저비용항공사(LCC) 4곳의 분기보고서를 작년 말 사업보고서와 비교한 결과 6곳 모두에서 석 달 새 413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중 70%에 달하는 289명은 기간제 근로자였다.

공항

대한항공의 경우 작년 말 1만9천63명(기간제 근로자 1천700명 포함)이었던 직원 수가 3월 말 1만8천741명으로 322명 감소했다. 이중 기간제 근로자는 80명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작년 말보다 36명이 줄어 전체 직원은 9천119명이 됐다. 기간제 근로자가 54명 일자리를 잃었으나 소규모 정규직 수시 채용이 진행됐다.

제주항공의 3월 말 기준 직원 수는 3천285명으로 작년 말보다 21명 줄었다. 특히 이중 기간제 근로자는 750명에서 632명으로 118명이나 줄어 분석 대상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진에어도 기간제 근로자가 작년 말 414명에서 3월 말 374명으로 40명 줄어들며 전체 직원 수는 1천942명에서 1천923명으로 19명 줄었다. 에어부산의 직원 수는 1천454명(기간제 근로자 174명 포함)에서 1천439명(기간제 근로자 162명 포함)으로 소폭 감소했다.

항공사 사정에 따라 운항, 정비 등의 부문에서 일부 신규 채용이 있었지만 인턴, 계약직, 촉탁 직원을 포함한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직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

반면 티웨이항공의 경우 단시간 근로자를 포함한 기간제 근로자 수가 오히려 15명 늘며 전체 직원 수는 2천310명으로 동일했다.

현재 희망퇴직에 이어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과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에어서울 등을 고려하면 1분기에 직장을 떠난 항공업계 직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에는 이 같은 고용 불안이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내식과 청소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체에서는 대량 감원 사태가 현실화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사별로 급여 삭감과 인력 조정 등의 비용 절감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항공업계가 너나 할 것 없이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나선 탓에 항공사의 급여 수준도 10%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의 1분기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2천17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인 평균 급여액(2천180만원)과 비교하면 7.5% 감소했다. 1인 평균 급여액은 급여 총액을 재직 직원 수로 나눈 금액이다.

올해 1분기에만 2천8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아시아나항공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의 작년 1분기와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천600만원에서 1천500만원으로 6.3% 줄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경우 작년 1분기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천700만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각각 1천500만원과 1천400만원으로 감소했다.

유·무급 휴직과 휴업이 본격화된 2분기에는 직원 급여 수준이 한층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며 지난달 중순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의 휴업에 돌입하는 등 자구 노력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부터 전 직원에게 매달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사용하도록 해 사실상 절반의 인력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도 유급 순환 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