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과 조선왕릉 등 주요 국가유산의 관람료가 20년 만에 조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관람료 현실화를 통해 문화유산 관리 기반을 강화하고, 국민과 관광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활용 방안을 확대하기로 했다.
▲ 20년 동결된 궁·능 관람료 내년부터 인상 추진

경복궁과 조선왕릉 등 주요 국가유산의 관람료가 20년 만에 조정될 전망이다. 국가유산청은 관람료 현실화를 통해 문화유산 관리 기반을 강화하고, 국민과 관광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활용 방안을 확대하기로 했다.
▲ 20년 동결된 궁·능 관람료 내년부터 인상 추진
국가유산청은 5일 하반기 주요 업무보고에서 새로운 궁·능 관람료 기준을 오는 11월 발표하고,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복궁과 창덕궁 관람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며, 창경궁과 덕수궁은 1000원 수준이다.
조선왕릉 관람료도 성인 기준 500원에서 2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궁궐과 왕릉 관람료는 지난 2005년 인상 이후 약 20년 동안 유지돼 왔다.
▲ 낮은 관람료 현실화 필요성…해외 문화유산과 격차
국가유산청은 국내 궁·능 관람료가 해외 주요 문화유산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은 해외 방문객에게 성수기 기준 약 35유로의 입장료를 받고 있으며, 일본 히메지성 역시 방문객 유형에 따라 최대 2500엔의 관람료를 책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대표 궁궐과 왕릉은 수천 원 수준에 머물면서 문화유산 보존과 관리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 관람객 증가 속 관리 비용 부담 확대
궁·능 관람료 조정 논의는 방문객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를 찾은 관람객은 741만여 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한류 확산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궁궐 방문 수요가 커지면서 체계적인 보존과 시설 관리 필요성도 높아졌다.
관람료 현실화는 늘어난 관리 비용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분석됐다.
▲ 국민 부담 고려해 할인·무료 대상 유지 검토
관람료 인상에도 기존 무료 관람 대상은 유지될 전망이다.
현재 만 24세 이하와 만 65세 이상 내국인, 만 18세 이하 또는 만 65세 이상 외국인, 국가유공자, 독립유공자 및 배우자, 임산부 등은 무료 관람 혜택을 받고 있다.
한복 착용자 역시 무료 관람 대상에 포함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관람료 조정 과정에서 국민 부담을 고려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 평균 지불 의사 9730원…공론화 거쳐 기준 마련
국가유산청은 관람료 현실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이미 완료했다.
지난해 말 열린 공청회에서는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 방문객이 궁궐·종묘 관람료로 평균 973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다만 실제 인상 폭은 국민 의견 수렴과 대국민 토론회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년간 동결된 관람료를 현실화하는 과정이라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세부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국가유산 관리 강화…AI 안전망 구축 추진
국가유산청은 관람료 조정과 함께 문화유산 보호 체계 강화에도 나선다.
국보와 보물 등 주요 문화유산 180건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감지 체계를 도입해 재난 위험을 조기에 파악할 계획이다.
또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보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긴급 보호’ 제도도 운영한다.
기후 변화로 산불과 자연재해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유산 안전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 산불 예방·해외 유산 관리 등 보호 정책 확대
국가유산청은 주요 사찰 주변 산불 예방을 위해 대형 자동 물뿌리개 시설도 확대한다.
내년까지 안동 봉정사 등 주요 사찰 5곳 주변에 대형 스프링클러를 시범 설치해 산불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또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국외 사적지 관리 계획을 체계화하고 해외 곳곳에 있는 국가유산의 보호와 환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 K-헤리티지 활용 확대…국민 일상 속 문화유산 추진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을 보존 대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국민 생활 속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내년에는 현충사 등 주요 사적지 5곳의 녹지 공간을 시범 개방하고, ‘K-헤리티지 스테이’ 숙박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국립고궁박물관 야외 공간을 활용한 결혼식 장소 개방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국가유산을 관광과 문화 콘텐츠로 확장해 국민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 세계유산 확대와 문화 주권 확보도 추진
국가유산청은 국제적 위상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추진하고,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목록과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전한다.
전통 조리 지식을 담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 세월호 참사 기록을 담은 ‘단원고 4·16 아카이브’ 등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최근 환수한 데 이어 공개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 관람료 인상 넘어 국가유산 가치 재평가 계기
궁·능 관람료 인상은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국가유산 관리 방식의 변화를 의미했다.
방문객 증가와 기후 변화, 재난 위험 확대 속에서 안정적인 보존 재원을 확보하고 문화유산 활용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됐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향유 프로그램과 규제 혁신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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