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확진자 현황, 누적 확진 3만4000명 넘어
일본이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도 긴급사태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30일 NHK의 일본 코로나 확진자 현황에 따르면, 29일 오후 1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1259명에 이른다. 누적 확진자는 3만4215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4명 추가돼 1019명이 됐다.
이날 수도 도쿄도(東京都)에서는 확진자 250명이 새로 파악됐으며, 서일본의 경제 중심지인 오사카부(大阪府)에서는 22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오사카의 확진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특히 그간 확진자가 한명도 없었던 이와테(岩手)현에서도 이날 2명의 확진자가 파악됐다.
또 아이치(愛知)현과 오키나와(沖繩)현이 이날 각각 신규 확진자 167명, 44명으로 신기록을 세우는 등 각지에서 최다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460여명을 기록한 올해 4월7일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고, 하루 확진자가 600명에 근접한 같은 달 16일 긴급사태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확진자가 6000명 넘게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긴급사태를 선언할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괜찮다는 반응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도쿄를 중심으로 신규 감염자 증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감염자가 많고 60세 이상 감염자는 적으며, 중증자가 적은 점 등에서 4월 긴급사태 선언 때와는 다르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방역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경기 부양을 선택한 상황이다.
국토교통성은 이달 22일부터 국내 여행 비용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시행 중이다. 또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성해 만든 조어로, 휴가지에서 일한다는 개념인 '워케이션(workation)' 을 새로운 국내관광 형태로 제시하기도 했다.
각지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 여행을 장려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나, 일본 정부는 도쿄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을 뿐 고투 트래블 자체를 연기하지는 않았다.
한편,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됨에 따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초 각의(閣議·국무회의)에서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1.4%에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3.4%보다도 낮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