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의도적 사실 은폐를 주장하며 국회 상임위원회 소집을 촉구했다. 야당은 이번 사태를 전시 상황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늑장 대응과 정보 왜곡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피격 사건의 실체를 은폐하고 국민을 기만했다고 비판하며 관련 상임위의 즉각적인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안보 위기 상황을 축소 보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가 안보의 핵심 사안인 자국 선박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공식 발표가 이루어진 점을 중앙 정부의 심각한 직무 유기로 규정했다.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현재의 엄중한 안보 환경을 사실상의 전시 상황으로 간주하고 정부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군사적·외교적 대응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분쟁 지역에서 직접적인 공격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대응 없이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방위원들의 지속적인 보고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침묵으로 일관하며 사태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는 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정부가 사건 초기 '선박 화재'나 '미상의 비행체'와 같은 모호한 용어를 사용하여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려 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표현 사용을 지시한 책임자를 반드시 밝혀내야 하며 그 배후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행위는 민주주의 국가의 안보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한민국이 공격당했음에도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것"이라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은 정부의 안보 무능에 대한 보수 진영의 깊은 우려를 반영한다. 위원들은 정부가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외부 피격 사실을 마지못해 인정한 것은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공격의 주체를 여전히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정보 수집 능력과 분석 역량에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은 여당이 '외부 피격 여부 확인'이나 '공격 주체 미특정' 등을 이유로 상임위 개최를 거부하는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러한 지연 전술이 다가오는 선거를 의식해 정권에 불리한 외교·안보 이슈를 회피하려는 정략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후순위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여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전날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나무호 피격은 미상 비행체의 타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발사 주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발사 주체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구체적인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신중론이 오히려 국제사회에서의 대응 시기를 놓치게 만들고 우리 선박의 추가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국제 관계의 복잡성과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성급하게 공격 주체를 단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외교적 마찰과 중동 지역 내 긴장 고조를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신중함이 사실 보도의 투명성을 훼손하거나 국회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는 도구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방부와 외교부가 보여준 정보 비대칭성은 국민적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자국 선박이 공격받은 상황에서 정부가 일주일간 침묵한 것은 국제적 관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한다. 정부는 단순히 조사 중이라는 답변에서 벗어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 공개와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의무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로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며 이곳에서의 선박 안전은 국가 생존권과 직결된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자칫 국제 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주어 우리 선박을 대상으로 한 추가 도발을 유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강력한 안보 정책만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의 위상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향후 국회 상임위원회 개최 여부는 정부의 안보 대응 체계와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검증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현안 질의를 통해 피격 사건의 전말과 정부의 대응 과정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안보 위기 상황에서의 정보 공백은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직결되는 만큼 정부와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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