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무력 공방이 격화되고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급감하자 국제 유가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2.4% 오른 배럴당 96.02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브렌트유 역시 97달러를 돌파하며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웠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원유 재고 800만 배럴 감소 소식은 공급 부족 우려를 자극하며 유가 상승의 기폭제가 되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질적인 군사적 충돌로 번지며 국제 원유 시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2.4% 상승한 96.02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공포를 반영했다. ICE선물거래소의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1.9% 상승한 97.81달러에 마감하며 배럴당 100달러 선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쿠웨이트와 바레인 소재 미군 기지를 직접 공격하면서 유가 상승의 도화선이 당겨졌다. 이란 당국은 이번 공격이 자국 유조선과 게슘섬 통신 시설 피격에 대한 정당한 보복 조치임을 공식화하며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쿠웨이트 국방부는 탄도미사일 13기와 드론 17기를 격추했으나, 쿠웨이트 국제공항 등 민간 인프라에 상당한 물적 피해가 발생하고 인도인 거주자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의 공격 시도가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억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바레인 군 당국은 자국 영공으로 날아온 미사일 3기와 드론 여러 기를 격추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이란의 무차별적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러한 물리적 타격의 실재성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를 보냈다.
이번 사태의 근저에는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무력 충돌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군은 지난 1일 게슘섬 시설을 타격한 데 이어 2일에는 이란 유조선을 미사일로 무력화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여왔다. 이에 이란이 미군 기지가 있는 주변국을 겨냥한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외교적 해결을 통한 유가 안정화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뿐만 아니라 미국의 수급 불균형 역시 유가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분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800만 배럴 감소한 4억 3,370만 배럴로 집계되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00만 배럴 감소를 두 배나 상회하는 수치로, 여름철 에너지 수요 피크를 앞둔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극대화했다.
미즈호증권의 밥 야거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상황을 매우 부정적으로 진단하며 시장의 경계심을 고조시켰다. 그는 "종전 협상 타결 가능성이 점차 작아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명백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전문가의 이러한 논평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시장의 구조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정치적 불확실성 또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은둔 중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의사결정에 분명히 관여하고 있다고 지목하며 면담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나 최고지도자의 영향력을 인정한 이러한 발언이 실제 대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며, 오히려 이란 지도부의 강경 대응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유가 상승이 단기적인 군사 충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신중론을 내놓았다.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대부분 방어해냈다는 주장이 사실일 경우, 실질적인 원유 생산 및 운송 시설의 피해는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낙관론은 현재의 급격한 재고 감소 지표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지정학적 긴장감이라는 거시적 흐름에 묻히는 형국이다.
향후 국제 유가는 중동의 추가 도발 수위와 미국의 전략적 대응에 따라 변동폭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긴장이 지속될 경우 에너지 안보 차원의 프리미엄이 유가에 지속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수급 지표의 변화와 더불어 미국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결단이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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