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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기억 품은 '소록우체국 우체통', 12층 페인트 벗고 새롭게 태어나

광복 후 80여 년, 무려 12층에 달하는 페인트 아래 숨겨진 기억을 간직했던 국가등록문화유산 '소록우체국 우체통'이 2026년 7월 1일, 2년간의 정교한 보존 처리를 마치고 마침내 본래의 붉은 모습을 되찾았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2023년부터 시작된 이 대규모 보존 처리와 조사·분석 작업을 오늘부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3년 국가등록문화유산 조사에서 보존 처리가 시급한 'E등급'을 받았던 우체통의 상태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소록우체국 우체통'은 광복 직후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사용된 원기둥 모양의 빨간 우체통으로, 2009년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1984년부터 충남 천안 우정박물관에 소중히 전시되어 오던 이 우체통은 오랜 세월의 흔적과 함께 여러 차례의 덧칠로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의 보존 처리 과정은 첨단 과학 기술과 숙련된 장인의 손길이 결합된 집념의 여정이었다. 연구원들은 우체통 표면 페인트가 최소 6개에서 최대 12개 층까지 겹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층층이 쌓인 페인트는 우체통이 지나온 시간의 깊이를 묵묵히 증언했다.

80년 기억 품은 '소록우체국 우체통', 12층 페인트 벗고 새롭게 태어나
[사진=연합뉴스]

특히, 적외선 조사를 통해 오랫동안 잊혔던 글자들이 다시금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페인트 아래 감춰져 있던 '소록우체국', 그리고 당시 우편 업무의 생생한 흔적인 '시간표' 등의 글자가 선명하게 확인되며 우체통의 원형과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성공적인 보존 처리를 마친 '소록우체국 우체통'은 이제 대중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오는 2026년 8월 대전에서 열리는 '생생 보존 처리 데이' 행사에서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 행사를 통해 우체통의 보존 처리 과정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시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 이후 우체통은 다시 충남 천안 우정박물관으로 인계되어 영구 보존 및 전시될 계획이다. 새롭게 태어난 '소록우체국 우체통'은 단순한 유물을 넘어, 광복 이후 소록도의 아픈 역사와 그 속에서 이어진 소통의 노력을 증언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 대중에게 깊은 감동과 의미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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