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에 분수령이 될 8·8개각에 따른 '8월의 인사청문회' 정국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부실 청문회'라는 오명과 함께 10인의 각료 후보자들 중 누가 낙마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병역기피, 탈세 등 결격 사유 후보자에 대해 2~3명의 낙마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인사청문회의 부실함이 부각되면서 어떻게 전개될지 의문이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25일 "많은 언론에서 이번에 청문회 과정에서 몇 분은 탈락될 것이라고 보도가 되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희 당의 입장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역시 이날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는 인사 청문회 대상자들의 자격 적절성 문제와 관련 "지금은 청문회가 진행 중"이라며 입장 밝히기를 꺼렸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들로 후보자들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현재 공식적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위장전입, 세금루, 부동산기, 병역기피 등 ‘4대 필수과목’과 논문표절, 즉 ‘4+1’에 해당하는 후보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반대한다”며 해당 인사들에 대한 지명철회 또는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하는 낙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가 유일한 통과기준이지만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와 유정복 농림식품부 장관 내정자도 내부적인 합격 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도덕성에 특별한 흠결은 없으나 농식품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유 내정자의 ‘임명 동의안 청문경과보고서’를 가결했다.
특위는 "유 내정자가 그동안 쌓아온 식견을 활용하고 청문회에서 지적한 사항들을 유념하며 지속적으로 농정현실에 관심을 기울여 나간다면 직무수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합격점을 줬다.
또 같은 날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표결 결과 재석 12 중 찬성 7명, 반대 5명으로 보고서 채택안이 가결됐다.
또한 민주당·민주노동당·자유선진당 등 야3당 의원들은 지난 24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정면승부수를 날렸다.
반면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자진사퇴 요구가 정치권을 물론 시민단체, 학계로 확산되고 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청문보고서가 25일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조 내정자는 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시종일관 "송구스럽다"는 답변만 거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말만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그 발언 근거는 끝까지 함구하는 등 진실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자진사퇴 압력을 거세게 받고 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비리의혹에 대해 '양파총리'라며 연일 맹공세가 이어졌다.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5일 "공정한 사회를 이끌어갈 총리로서 부적격자"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갖고 "지금까지 나온 것만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오늘 내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든지, 본인이 사퇴를 하든지 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들은 김 후보자에 대해 "썩은 양파 껍질을 벗기는 것 같다", "실망이 크다", "일할 생각은 안 하고 대선 생각만 하면 대선 주자로 실패하고 총리로도 실패한다"는 등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