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올해 카드 이용액이 카드 대란 이후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돈을 낼 때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카드로 결제하는 비중은 이미 사상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섰다. 이제 신용카드 대중화 시대가 완전히 자리를 잡아, 사람들이 현금이 아닌 카드로 돈을 계산을 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31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액은 261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39조1천억원에 비해 10% 가까이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의 카드 사용액 493조8천억원도 넘어서서 올해는 무난히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카드대란 전년인 2002년(622조원)에 이어 가장 많은 액수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요가 휴가철과 연휴가 몰려있는 하반기에 많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카드 사용액이 500조원은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1991년에 13조3천억원에 불과했지만, 20년 만에 40배 가까이 급증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최근 들어 해마다 거의 100조원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0년 224조9천억원으로 100조원을 처음 돌파한 이래 2007년 398조1천억원, 2008년 445조3천억원, 2009년 454조3천억원으로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최종생산물에 대한 가계의 소비지출을 뜻하는 민간최종소비지출(322조3천억원) 가운데 카드 사용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60.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60%대로 올라섰다. 이는 총 100만원을 구매하면 60만원은 카드로 결제한다는 의미다.
카드 결제가 사실상 어려운 1천원 미만의 소액 지출이 민간최종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거의 모든 소비 활동에서 카드가 결제 수단으로 쓰이는 셈이다. 1000원 이상 지출하면서 카드를 쓰지 않는 경우는 20%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민간최종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사용액 비중은 1991년에는 5.6%에 불과했으며 1999년까지도 15%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05년 40.9%를 기점으로 2006년 43.4%, 2007년 45.5%, 2008년 49.7%, 2009년 52.8%, 2010년 57.0%로 높아졌다.
최근 불거진 카드수수료 논란은 이처럼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면서 일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불공정하다면서 10만명이 모여 궐기대회까지 개최했고, 정부와 여론의 압박이 거세자 결국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 범위를 2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1.80% 이하로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유흥업종, 의사단체, 호텔업계 등 각 업종에서 수수료율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어 정치권에서도 수수료율을 일괄적으로 내리는 법안을 발의해놓고 있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카드 사용이 대중화되지 않았으나 요즘은 카드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불만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면서 "최근 수수료율도 내리는 등 성의를 보이고 있는데도 자꾸 정치 논리로 매도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