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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40% "올해 설 아껴쓸 것"… 소비심리 위축

[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물가상승과 경기불안 지속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 10명 가운데 4명은 지난해보다 올해 설 소비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혀 이번 설 연휴 소비 규모가 작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경기 지역 주부 609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소비계획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지출규모를 작년보다 줄일 것이라는 응답이 40.6%에 달했다.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대답은 51.9%로 가장 많았고,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7.5%에 그쳤다.

설 소비를 줄이겠다고 밝힌 주부들은 그 이유로 물가상승(49.4%)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실질소득 감소(27.9%)와 경기불안 지속(10.9%) 등을 꼽은 이들도 많았다.

설에 돈이 가장 많이 지출되는 항목으로는 선물·용돈(52.6%)이 1위로 꼽혔고, 음식(차례상) 준비(39.3%)와 여가비용(4.3%), 귀향교통비(3.8%)가 뒤를 이었다.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일 항목으로도 선물·용돈(55.1%)이 첫 손에 꼽혀 유통업계와 세뱃돈을 기대하는 아이들에게 실망스러운 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례상 준비에 대해서는 준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62.6%)이 준비한다는 답변(37.4%)보다 많아 차례상을 준비하지 않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차례상 준비 소요비용으로는 30만원 이상(38.2%)이 가장 많았고, 20만~25만원(26.8%), 15만~20만원(16.2%), 25만~30만원(1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설 선물로는 과일 등 농산물 세트(28.1%)의 인기가 가장 좋았고, 생활용품세트(17.7%), 건강식품(12.2%), 상품권(12.2%), 축산품(11.7%)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응답자의 69.5%는 '설 연휴 귀향계획이 없다'고 답해 10명 중 7명은 설에 고향을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무영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최근 구매력이 있는 계층에서도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 주도의 물가안정, 일자리 창출 노력, 기업 간 자유로운 경쟁촉진을 통한 소비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