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17일 "소수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보통사람이 주인이고, 네 편 내 편 가르지 않고 함께 가는 진정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민주당 내 주자는 손학규 상임고문, 조경태 의원을 포함해 3명으로 늘었다.
그는 이날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정치와 거리를 둬 왔지만 암울한 시대가 저를 정치로 불러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고문은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 "빚 갚기 힘들고 아이 키우기 힘들고 일자리가 보이지 않아 국민 모두가 아프다"며 "이는 약자의 고통에 관심 없는 정부, 부자와 강자의 기득권을 지켜주기에 급급한 정치가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가 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발독재 모델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며 "시장만능주의로 대표되는 시장독재 모델을 극복하고 개방, 공유, 협동, 공생의 새로운 원리를 채택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운 좋게 부자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평생을 앞서가고 가난한 집 자녀들은 출발선부터 한참 뒤처진다면 참으로 불공평한 경쟁"이라며 "지방대학을 나와도, 고등학교만 나와도 실력대로 대접받는 등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하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하며, 패자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패자부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력과 돈을 가진 집단이 나라를 마음대로 움직이던 시대는 끝났다. 힘없는 사람들에게 끝없이 희생을 강요하던 낡은 경제, 낡은 정치, 낡은 권력도 모두 끝났다"며 "오늘 문재인은 우리나라를 우리 모두의 나라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또 불비불명(不飛不鳴·큰일을 하기 위해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라는 고사를 제시한 뒤 "지금까지 우리 보통사람들은 날지도 울지도 못하는 새였다"며 "이제 몸을 일으켜 날아야 한다. 당당하게 말하고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 믿고 협력해 더 큰 성장을 이루며 지속가능한 삶의 토대를 만드는 나라, 북한과도 신뢰와 협력의 토대 위에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루는 나라가 제가 꿈꾸는 나라"라며 "이 두 가지 비전을 합쳐 '상생과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부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이날 분배와 재분배 강화, 인적자본 투자 강화,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국경을 넘는 협력적 성장 등 4대 성장전략을 통한 획기적 국가발전, 강한 복지국가, 일자리 혁명, 강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 등 6대 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