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삼성카드 숫자카드로 시장 평정… 카드점유율 2위 부상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숫자카드'가 올해 카드업계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가운데 숫자카드로 세몰이에 성공한 삼성카드가 신용카드 발급 시장을 평정, 체크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 부문에서 업계 2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삼성카드는 이달 중 완결판인 '6'카드를 출시하며 돌풍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 숫자시리즈 카드를 출시한 지 1년인 지난 9일까지 135만장을 발급했다.

신용카드가 출시 1년 만에 135만장을 돌파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150만장 발급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심한 경기 불황으로 최근 카드 신규모집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 이같은 실적을 내 숫자카드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숫자카드는 기아자동차의 `K' 시리즈의 성공과 비슷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숫자카드는 삼성그룹 계열사의 스타급 최고경영자(CEO)인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의 야심작으로, 현대카드가 삼성카드에 표절 시비까지 하면서 저지에 나섰으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숫자카드 성공의 요인으로는 복잡한 카드 이름없이 숫자로 단일화해 고객의 혼동을 줄여준 `단순 미학'이 첫째로 꼽히고 있다. 또 카드 주력 소비 계층, 소비처를 정밀 분석해 카드별 목표 고객을 잡은 것도 주효했다. 아울러 숫자카드 앞면에 해당 카드의 핵심서비스를 표기하는 세심함도 한몫했다.

숫자카드는 고객의 생활 방식에 따라 현재 `6'을 제외한 `1~7' 시리즈까지 출시해 고객이 혜택을 골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1'카드는 프리미엄 스타일, `2'는 20~30대 초반 젊은층, `3'은 30대 초중반 중년, `4'는 단순한 것을 선호하는 고객, `5'는 자녀를 둔 30~40대 기혼 여성, `7'은 가족과 함께하는 30~50대를 위한 만들었다.

예를 들어 `2' 카드는 대중교통, 통신요금 최대 10% 할인과 패션, 외식, 커피, 쇼핑 등 젊은 고객이 선호하는 업종에서 최대 5% 적립 서비스를 제공해 생애 첫 신용카드로 큰 인기를 끌었다.

숫자카드를 주요 기업과 제휴해 숫자를 기본으로 하는 플러스 카드로 영역을 넓힌 것도 주효했다. `신세계이마트 삼성카드7'이 대표적 예다.

삼성카드는 이달 중으로 `6' 카드를 출시해 1~7 카드까지 모두 완결할 예정이어서 돌풍이 여전히 거셀 것으로 보인다.

`6' 카드는 노년층 또는 40대 중년 남성층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의 한 관계자는 "1~2주 내로 숫자시리즈 완결판인 `6' 카드가 나온다"면서 "모든 숫자 상품이 갖춰지는 만큼 고객에게 더욱 큰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언어는 숫자라는 영감에서 숫자카드를 개발했다"면서 "고객에게 솔직하고 담백한 실용적인 브랜드가 되자는 목표가 이뤄져 기쁘다"고 평가했다.

그는 "숫자카드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우량회원도 늘어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발상의 전환이 대박 상품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숫자카드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그동안 3~4위였던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도 15%대로 크게 올라서 2위 KB국민카드를 제친 것은 물론 1위 신한카드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편, 삼성카드의 숫자카드에 자극을 받은 하나SK카드도 SK계열사의 혜택을 모두 담은 `클럽SK카드'를 출시해 5개월 만에 60만장을 넘어서며 업계 꼴찌 탈출을 벼르고 있다.

반면 현대카드가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현대카드ZERO', KB국민카드의 `KB국민 혜담', 롯데카드의 `롯데포인트플러스 카드'는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기존 카드 발급 관행을 고집해 눈길을 끌만한 카드 상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