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의 약진과 경기 침체, 대통령 선거, 가수 '싸이' 돌풍 등 국내외 정치, 경제 상황이 요동치면서 국내 주식 부자 판도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150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총수 일가족의 작년말 현재 지분가치가 전년말보다 30∼40% 급증했다.
2011년 8조원대였던 이 회장의 주식 지분가치는 1년 사이 지분가치가 32.5%(2조8598억원)나 증가하면서 작년 11조6518억원으로 10조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3년 연속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회장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도 1년 사이 지분가치가 43.9% 늘어나면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을 제치고 여성 부자 1위에 올랐다.
이 회장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1조2791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43.0% 증가하면서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연예인 주식 부자 1,2위 순위가 바뀌었다.
싸이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급등하면서 대주주인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지분가치는 2011년 말 1314억원에서 작년 말 2195억원으로 67.0%(881억원) 증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지분가치 2001억원)을 제치고 연예인 주식 부자 1위에 올랐다.
배용준 키이스트 대주주가 작년 말 주식평가액이 237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양수경 예당컴퍼니 대주주(82억원)와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주주(73억원)가 4,5위를 차지했다.
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화장품업계의 안정적 실적 향상에 힘입어 1조원 이상 지분가치가 불어나면서 4위로 순위가 2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서 회장의 장녀인 민정 씨의 지분가치도 1342억원으로 1년만에 무려 385.4%(1066억원)나 폭증했다. 민정씨는 지분가치가 1000억원 이상 증감한 이들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식품업계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관련업계 대주주들도 지분가치가 크게 증가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4993억원)과 오리온그룹 대주주인 이화경(3642억원), 담철곤(3244억원) 회장 부부, 김호연 빙그레 대주주(1718억원) 등이다.
또 현대기아차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정몽구(1612억원), 정의선(2807억원) 현대차 대주주의 지분가치도 증가했다.
반면 지분매각이나 주가 하락 등으로 지분가치가 줄어든 주식 부자도 많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작년 6월 엔씨소프트 보유지분 14.7%를 매각한 데다 주가까지 하락하면서 지분가치가 1년 사이 무려 1조3331억원(80.2%)이나 급감하면서 3293억원에 그쳤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의 주식가치도 재단에 보유지분 일부를 출자한 데다 대선 출마 포기 이후 보유 주식의 주가가 급락한 영향으로 폭락했다.
안 전 후보의 주식가치는 2011년 말 5171억원에 이르렀지만 작년 말 832억원으로 무려 4338억원(83.9%)이나 줄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4413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2654억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2442억원), 김상헌 동서 회장(-1649억원), 이수영 OCI그룹 회장(-1472억원), 허창수 GS그룹 회장(-1215억원) 등도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지분가치가 1000억원 이상 줄었다.
계열사가 부도를 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지분가치도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윤 회장의 주식가치는 재작년 말 2345억원에서 1153억원으로 50.8%(1192억원)나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