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27일 금융지주사 회장의 '제왕적 권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혀 실제적인 조치가 취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금융지주 회장이 자회사 경영 독립성을 침해할 정도로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며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과, 사외이사가 권력화해 경영진을 압도하거나 유착돼 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이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추후 구성될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측근 임원이 ING생명 인수에 반대한 사외이사를 비방하는 정보를 미국의 한 주총 안건 분석기관(ISS)에 전달한 일에 대해서는 금융권 임원이 외국 기관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외국인 주주의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면서 "매우 잘못된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KB금융 검사에서 임원이 내부자료와 정보를 ISS에 전달했는지에 대한 사실 관계와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금융지주사법 등 법규를 위반한 일이 발견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주가조작 근절 방안과 관련해서는 "복잡화·고도화하는 불공정 거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통신사실 조회 등 조사수단을 확충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조직은 너무 흔들면 안정을 찾는 데만 몇 개월이 걸린다. 필요한 부분만 정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저축은행 부서를 줄이고 상호금융·여신전문, 불공정거래 조사, 계열사 부당거래 감시, 서민·중소기업 부서를 강화하겠다고 구상을 내비쳤다.
조직개편과 맞물려 단행될 인사는 다음 달 말까지는 모두 끝낼 방침이다.
그는 그러면서 "나 역시 그동안 '빛이 안 나는' 과정을 거쳐 이 자리까지 왔다. 앞으로 인사에서 '각 권역의 주류'니, '(인사에서) 물 먹었느니' 이런 말이 안 나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