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 25일 (현지시각) 실시한 그리스 조기총선의 결과 유럽연합(EU)의 긴축노선을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EU의 주요 회원국들의 EU 지지율도 최근 8년 새 30%대로 추락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진 텔레그래프는 EU 주요 회원국 10개국 조사 결과 2007년 52%였던 EU 지지율이 현재는 30%대로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지지율이 떨어진 데는 유로존의 재정∙금융 위기가 크게 작용했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국가들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하락했으며 그리스는 2007년 51%에서 현재 23%로 EU 지지율이 '반 토막'이 났다.
그리스는 EU 구제금융 대가로 긴축정책을 펼쳤지만, 실업률이 25.9%에 달하고 특히 청년 실업률(49.3%)은 50%에 육박할 정도로 체감경기가 수렁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다. 유럽의 빅5에 들 정도로 경제규모가 컸던 스페인도 같은 기간 EU 지지율이 64%에서 31%로 급락해 '유럽통합의 모델국가'라는 별명이 무색해졌다. 창립 멤버 중 하나이자 EU 초석을 놓은 로마조약이 체결된 이탈리아 역시 EU에 대한 지지율이 58%에서 34%로 떨어졌다.
유로존 위기로 인한 악영향이 비교적 적은 독일(52%→38%)과 프랑스(50%→41%), 꾸준히 유럽통합에 지지를 나타냈던 네덜란드(46%→37%)에서도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히려 유럽통합에 덜 적극적이던 스웨덴(41→40%)이나 덴마크(44%→39%) 등은 EU 지지도에 큰 변화가 없다.
과거엔 유럽통합에 회의적인 의견이 우세했던 국가로 영국이 꼽혔으나, 유로화를 둘러싼 정치적 불만 때문에 현재는 다른 회원국들에 EU에 대한 더 큰 위협이 자리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또한 영국과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조기총선에서 시리자의 압승이 예상되는 그리스가 EU에 대한 '민중 봉기'의 첫 번째 도미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