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8년 뒤 2배로 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90%까지 올리면 6억∼17억원 규모의 주택 보유자들이 내야 하는 보유세가 10년 뒤 3∼4배 수준으로 크게 오른다.
3일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앞으로 5∼15년 동안 90% 수준까지 맞추기로 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은 올해 69.0%에서 내년 70.2%, 2024년 75.8%, 2026년 81.7%, 2028년 86.8%로 올린 뒤 2030년 90.0%로 올린다.
▲현실화율 90% 되는 10년 뒤, 1주택 보유세 현재의 4배
연합뉴스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해 아파트 1주택 소유자의 보유세를 추산한 결과 현실화율 90%가 달성되는 10년 뒤 보유세는 현재의 4배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정부가 재산세 감면을 통해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율을 내년부터 과세표준 구간별로 0.0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해 이를 적용하면 시세 6억원 아파트 보유자의 재산세는 10년 동안 7.5%가량 감면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연간 아파트 시세 2% 상승을 가정하고, 주택을 만 5년 미만 보유해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세액공제가 없을 경우를 상정해 계산했다.
올해 공시가격이 10억7천700만원, 현재 실거래가격이 17억원인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 2030년 부담해야 하는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등)는 1천314만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보유세 325만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내년 보유세가 455만원으로 40% 뛰는 데 이어 2022년에는 607만원(34%↑), 2024년 714만원(12%↑), 2026년 1천16만원(15%↑), 2028년 1천81만원(4%↑)으로 매년 약 80만∼180만원의 부담이 가중된다.
올해 공시가격이 8억8천200만원, 실거래가 14억5천만원인 경기도 과천 래미안슈르 전용 84㎡의 경우는 10년 뒤 보유세 부담이 904만원으로, 올해의 3.8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올해 납부하는 보유세가 234만원에서 내년 328만원, 2024년 550만원으로 늘어나고, 2026년 702만원, 2028년 813만원으로 오른 뒤 2030년에는 904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현재 시세가 12억5천만원인 서울 동작구 상도 더샵 1차 84㎡의 경우도 10년 뒤 보유세가 올해의 3.8배 이상으로 뛴다.
해당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은 7억100만원으로, 올해 보유세는 170만원을 내지만, 2030년 내야 할 보유세는 651만원으로 추산된다.
6억원 미만인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도 현실화율 상향에 따라 10년 후 세금 부담이 2배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재산세 감면 혜택을 적용한 것이다.
현재 시세가 6억원 수준인 대전 유성구 죽동 푸르지오 84㎡의 경우 올해 공시지가는 3억5천300만원으로 현실화율은 68.7%에 달한다.
이에 따라 유성 죽동 푸르지오 84㎡의 보유세는 올해 57만원에서 내년 63만원, 2024년 82만원으로 오르며 2026년 96만원, 2028년 111만원에 이어 2030년 130만원으로 10년 만에 2.3배 오른다.
정부의 재산세 감면 조치에 따라 이 아파트 보유자는 10년 동안 총 61만원 수준의 감세 혜택을 받는 것으로 계산됐다.
세 부담 완화 취지를 고려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은 연간 5만∼12만원 규모여서 피부에 크게 와 닿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