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가구의 월평균 월세지출이 한 해 전보다 1.6% 늘어나며 올해 들어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월세 가격도 오른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세 등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8만4천200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이는 자가나 전세로 거주해 월세를 부담하지 않는 가구까지 포함해 산출한 평균치로, 실제 월세로 사는 가구의 지출은 이보다 훨씬 많다.
가구당 실제 주거비 지출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든 7만3천700원, 2분기에는 1.8% 감소한 7만8천900원이었으나 3분기 들어 8만4천원대로 올라섰다.
실제주거비 지출은 전세는 포함되지 않고 월세 및 기타의제주거비로 구성된다. 무상주택, 영구임대, 사택 거주자가 유사한 시설을 빌릴 때 내야 하는 기타의제주거비는 비중이 작아 실제주거비 지출은 대부분이 월세지출이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의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9만5천500원, 2분위의 지출은 평균 9만6천400원이었다.
고소득층일수록 자가에 거주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소득 상위 60%의 월평균 실제주거비 지출은 하위 40%보다 적었다.
소득 3분위 가구의 월평균 월세 등 실제주거비 지출은 7만5천600원, 4분위는 6만9천600원, 5분위는 8만4천100원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실제주거비 지출은 3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월세로 거주하는 비중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줬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월세 물가도 상승세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월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까지 마이너스였다가 4∼5월에는 보합, 6월(0.1%) 이후 10월(0.3%)까지 상승 폭이 조금씩 커졌다.
세입자가 월세를 줄이기는 어려운 만큼 늘어난 월세지출은 결국 여타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본 가구의 주거비 추이' 보고서에서 "저소득가구를 중심으로 주거비의 부담이 크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여타 소비지출 및 소비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