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단했다.
KDI는 9일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이같이 평가하며 "반도체 생산과 수출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였으며, 관련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상품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KDI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제 통상환경 악화는 수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DI의 내수 둔화·부진 판단은 작년 12월부터 계속됐다.
10월 전산업생산(-1.3% → 2.3%)은 조업일수(-1일 → +1일) 확대 등으로 광공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하였으나, 건설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는 0.3% 감소했다.
광공업생산(-1.4% → 6.3%)은 반도체(17.5%)를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계절조정 전월대비 기준으로는 부품사 파업 등으로 자동차(-6.3%)가 감소하면서 전월 수준에 그쳤다.
서비스업생산(-0.5% → 1.9%)은 금융⋅보험업(-0.7% → 3.6%), 보건⋅사회복지업(1.2% → 2.7%)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되었으며,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0.3% 늘었다.
그러나 건설업생산(-12.9% → -9.7%)이 전월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였으며,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4.0% 감소하며 부진이 지속됐다.
상품 소비에서는 가전·통신기기·컴퓨터·화장품 등 다수 품목에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KDI는 10월 지표에서 조업일수 증가로 소매판매가 큰 폭 증가한 승용차도 11월(내수판매 속보치)에는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숙박⋅음식점업(-1.2%),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0.6%)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이와 함께 건축부문의 누적된 수주감소로 인해 건설투자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내다봤다.
특히 수출 부문의 하방 리스크를 우려했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100.7)는 기준치(100) 내외에서 등락하는 모습이다.
KDI는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간 높았던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제 통상환경 악화는 수출에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수요측 물가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세의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은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 여건이 완만하게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KDI는 평가했다.
10월 취업자 수가 전월(14만 4천명)보다 낮은 8만 3천명의 증가폭을 기록하며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1.5%)는 상품물가(0.9%)를 중심으로 낮은 상승세를 머물렀다.
미약한 내수 흐름에 따라 수요 측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1.9%) 상승세의 둔화 흐름이 지속했다.
주택시장은 비수도권의 수요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도권의 가격 상승세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10월 주택 매매가격(전월대비, 0.17% → 0.07%)과 전세가격(0.19% → 0.16%)의 상승세 둔화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월세가격(0.1% → 0.13%)은 전월과 유사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