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가 보유해온 약 5,000억 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 채권 추심 행태를 '원시적 약탈금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하자, 그간 보류 입장을 고수하던 금융권이 일제히 매각 방침으로 선회했다. 이번 조치로 2000년대 초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소액 연체자들의 채무 조정과 경제적 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권이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가 보유한 4,930억 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공적 구조조정 기구인 캠코로 넘기기로 확정했다. 당초 금융사들은 자산 세부 현황 파악과 이사회 의결 절차 등을 이유로 매각 결정을 미뤄왔으나 대통령의 공개적인 지적 이후 의사결정 속도를 전례 없이 높였다. 이는 민간 영역에 방치되어 있던 장기 부실채권을 제도권 내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도약기금으로 편입시키는 대규모 자산 이관 작업이다.
상록수가 보유한 전체 채권 8,500억 원 중 이관이 불가능한 회생채권 등을 제외한 실질 매각 대상은 약 4,930억 원 규모로 집계되었다. 신한카드와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출자사들은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을 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뜻을 모았다. 캠코는 당초 4월 말까지였던 매각 협조 회신 시한을 6월 말까지로 연장하며 금융권의 행정적 절차 이행을 지원하고 있다.
상록수는 2000년대 초반 카드대란 사태 당시 주요 은행과 카드사들이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출자하여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그동안 상록수는 상환 능력을 상실한 영세 연체자를 지원하는 정부의 새도약기금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 채무자 보호의 사각지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민간 배드뱅크 체제 하에서 수십 년간 지속된 채권 추심 행위는 서민 경제의 회복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오래 묵은 연체채권의 추심 행태를 원시적 약탈금융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통령은 상록수가 새도약기금에 참여하지 않아 채무자들이 정부의 빚 탕감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서민들의 목줄을 죄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최고 통치권자의 단호한 의중이 반영되자 금융사들은 즉각 사원총회 소집과 매각 방침 발표 등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서민 금융 지원 방향과 사회적 책임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자산 매각을 위한 행정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자산관리를 맡은 NH투자증권이 전체 매각 대상 자산 리스트를 발송한 상태이며 각 금융사는 세부 내역 검토를 거쳐 최종 매각 가격 산정에 나설 계획이다. 업무수탁자인 산업은행은 다음 달 8일께 사원총회를 다시 개최하여 매각과 관련된 금융사들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결집할 예정이다.
현재 상록수의 지분 구조는 신한카드가 30%를 보유하여 최대 주주 지위를 갖고 있으며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카드가 각각 10%씩을 소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국민카드도 각각 5.3%와 4.7%의 지분을 가진 주요 출자사로서 이번 매각 결정에 전격 동참하기로 했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유에스컨설팅대부와 카노인베스트먼트 등 민간 투자사들도 금융권의 거대한 매각 흐름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계 일각에서는 민간 법인의 자산을 정치적 압박에 의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장 원리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금융사의 자율적인 경영 판단과 주주 이익 보호가 정책적 목적에 의해 후순위로 밀릴 경우 금융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채권 매각 가격 산정 과정에서 공정 가치 평가가 미흡할 경우 출자사들의 재무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캠코로 이관된 채권은 향후 새도약기금의 운용 기준에 따라 원금 감면이나 이자율 조정 등 강력한 공적 채무조정 혜택을 받게 된다. 이는 장기 연체로 인해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던 서민들의 신용 회복을 돕고 가계 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매각 사례를 기점으로 민간에 방치된 장기 부실채권을 공적 영역으로 흡수하는 체계를 더욱 공고히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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