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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사 신뢰 파탄에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 1,200명 규모 판교 집회 강행

이성경 기자
카카오 노사 신뢰 파탄에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 1,200명 규모 판교 집회 강행
©연합뉴스

 

카카오 노동조합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결렬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하고 내달 10일 판교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번 집회에는 본사와 4개 계열사 소속 조합원 1,200여 명이 참여하며, 노조는 이를 기점으로 6월 중 본격적인 파업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경영진의 일방적인 의사결정과 불투명한 보상 체계에 대한 내부 불만이 집단행동으로 분출되는 양상이다.

카카오 노조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을 예고하며 사측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오는 6월 10일 성남 판교역 일대에서 대규모 행진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의 조정 절차가 최종 결렬됨에 따라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직후 이루어졌다.

노조는 내달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판교역과 유스페이스를 잇는 구간에서 조합원 1,200여 명이 참여하는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분당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마친 상태이며, 이는 카카오 본사 노조가 주도하는 첫 번째 대규모 가두시위다. 조합원들은 거리 행진을 통해 경영진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조직 내 무너진 신뢰 회복을 요구할 방침이다.

노사 간의 갈등은 전날 열린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회의에서 극에 달했다. 양측은 오후 11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으나 임금 체계 및 성과급 지급 방식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노조는 쟁의권을 공식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이번 쟁의에는 카카오 본사뿐만 아니라 주요 계열사 노조가 대거 동참하며 연대 전선을 형성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 노조가 함께 쟁의권을 확보하며 투쟁의 동력을 높였다.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된 이번 분규는 카카오 그룹 전체의 노사 관계 리스크로 번지는 모양새다.

노조 측은 입장문을 통해 사측의 수동적인 대응과 일방적인 경영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는 "회사는 교섭이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에도 책임 있는 결단보다는 수동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교섭 과정에서 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한 행위가 신뢰 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의 고액 보상 논란과 책임 회피 문제도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노조는 퇴사 소식이 전해진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비롯해 류영준, 홍은택, 백상엽 전 대표 등을 언급하며 이들의 보상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을 일으킨 경영진들이 아무런 해명 없이 물러나거나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구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박탈감이 극심한 상태다.

노조는 더 이상의 인내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6월 파업 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파업 일정은 별도의 채널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공유될 예정이며, 업무 중단이 현실화할 경우 서비스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는 조정 중지 결정 이후에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겠으나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노조와의 대화 창구를 유지하며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조정 절차 이후에도 노동조합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가 이미 대규모 집회와 파업 준비를 공식화한 만큼 실제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IT 업계 전반의 노사 관계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수평적 문화를 강조해 온 빅테크 기업에서 본사 차원의 파업이 현실화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법치와 시장 질서를 강조하는 보수적 관점에서도 노사 간의 신뢰 회복과 합리적인 보상 체계 마련은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수 과제로 평가된다.

향후 카카오 노조의 투쟁 수위는 사측이 제시할 수정안의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6월 10일 집회는 카카오의 위기 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노사 양측이 극적인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카카오는 창사 이래 가장 심각한 경영 공백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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