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컴퓨터 하드웨어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서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이어 미국 국방부와 97억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실적 발표 직후 델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40% 가까이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AI 투자 확대와 정부 수주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평가가 크게 상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AI 서버 매출 757% 급증…실적 성장 견인
델은 올해 1분기 매출 438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전체 매출 가운데 161억 달러가 AI 최적화 서버 판매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이며 전년 대비 무려 757% 증가한 수치다.
AI 산업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엔비디아 GPU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AI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델이 단순 PC 제조업체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연간 AI 매출 전망도 대폭 상향
델은 올해 AI 관련 매출 전망도 크게 높여 잡았다.
회사는 올해 AI 사업 매출 전망치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144% 증가한 수준이다.
불과 몇 달 전인 2월에 제시했던 전망치보다도 100억 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AI 서버 시장 성장 속도가 회사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전망 상향이 일회성 수요가 아닌 구조적인 성장 국면 진입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 미 국방부와 97억 달러 계약 체결
델 주가 급등의 또 다른 배경은 미국 국방부와 체결한 대규모 계약이다.
미 국방부는 델과 5년간 총 97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국방부 전반에 공급하게 된다. 공급 대상에는 미국 국방부뿐 아니라 해안경비대와 정보기관들도 포함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군 통신체계 현대화와 AI 기반 국방 시스템 구축 전략의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 국방 AI 인프라 구축 본격화
이번 계약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공급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 국방부는 현재 분산돼 있는 각종 클라우드 및 협업 시스템을 통합하고 AI 기술 활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여러 기관이 각각 별도의 계약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앞으로는 델을 중심으로 통합 운영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국방부는 이를 통해 연간 약 4억220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AI 기술이 민간 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와 군사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AI 투자 확대의 대표 수혜주 부상
최근 AI 시장에서는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인프라 업체들의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해지면서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수요 역시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델은 엔비디아,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해 AI 서버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정부 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반도체뿐 아니라 이를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능력에 있다고 보고 있다.
▲ 트럼프 관련성도 투자자 관심
이번 계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관성 때문에도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 관리 계좌는 지난 2월 델 주식을 100만~500만 달러 규모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 행사에서 델 최고경영자(CEO)를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델 컴퓨터를 구매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이번 국방부 계약이 해당 투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영향력과 정부 사업 수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AI 시대, 델의 기업 가치 재평가 시작
그동안 델은 PC와 기업용 IT 장비 중심의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실적은 델이 AI 데이터센터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서버 매출이 전체 실적 성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은 더 이상 델을 단순 제조업체가 아닌 AI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향후 AI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경우 델은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에서도 가장 큰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