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취임사의 울림은 여전하지만, 그 '모두'에 온전히 호명되지 못해 침묵 속에서 소외감을 삭이는 이들의 목소리가 오늘(29일)도 간절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2025년 5월)을 맞아 스토킹 피해자, 이주민 폭행 사건 등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장애인권리보장법 통과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독려 등 긍정적 행보를 이어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현재 60%를 웃도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취임사 속 약속이 지지율로 이어진 듯 보인다.
그러나 이 '모두'라는 울타리 밖에서 여전히 소외감과 결핍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페미니스트, 장애인, 전세사기 피해자, 성소수자 등은 대통령이 자신들의 고통과 존재를 명확히 호명하지 않거나, 구조적 차별 문제에는 침묵하고, 특정 사안에만 선을 그어 개입한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10주기였다. 2026년 5월 17일, 사건 10주기를 맞았음에도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정영은 서울페미니스트대학생연합동아리 대표는 「우리는 여전히 거리에서 페미사이드와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외치고 있는데, 대통령의 침묵은 우리를 다시 한번 지운 것과 다름없습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 역시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명확한 호명이 부재한 상태에서 진정한 '모두'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애인권리보장법 통과라는 긍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은 여전히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 주아무개 지체장애 활동가는 '법안 통과로 희망을 봤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장애인이 동등한 시민으로 살아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특히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는 지난 2026년 3월 25일 청와대 앞 천막이 강제 철거된 당시, 대통령이 전장연의 시위를 '공중도덕을 어기는 사람'으로 취급한 것에 대해 허망함을 표했다. 박 대표는 「우리는 지하철을 타는 '시민'으로서의 이동권을 주장했는데, 대통령의 입에서는 '공중도덕 위반자'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외침이 과연 무엇으로 들리는지 의문입니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사진=AI 생성]
전세사기 피해자들 또한 대통령의 '모두'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소외감을 토로한다. 이철빈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대통령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을 독려했지만, 정부의 논의가 '세입자의 주거 안정'보다는 '아파트 소유'에, 그리고 '양도소득세 중과'와 같은 특정 정책에만 집중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피해자들은 그저 이 거대한 아파트 공화국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사람들인데, 우리의 목소리는 정작 듣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성소수자들의 혼인 평등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침묵'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혼인평등 소송 당사자인 오승재 씨는 「우리는 가족을 이루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존재는 여전히 이 사회의 그림자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라며 대통령의 명확한 호명을 촉구했다. 미등록 이주민의 노동권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2026년 4월 7일 이주노동자 폭력 관련 X(구 트위터) 게시를 통해 공감하는 듯했으나, 구조적 문제인 '미등록 이주민의 노동권'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등 정치적 격변기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란 전쟁 여파로 지난 4월 생산·투자·소비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를 기록하는 등 경제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모두의 대통령'의 '모두'에 이들이 언제쯤 온전히 포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잔여 임기는 아직 4년이 남았다. 그 시간 동안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약속이 사회적 약자들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통합의 의미로 확장될 수 있을지 질문이 던져진다. 소외된 이들은 언젠가 대통령의 입에서 온전히 호명되어, 단순히 '피해자'나 '공중도덕 위반자'가 아닌, 권리를 주장하는 당당한 '시민'으로 인정받기를 열망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