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이 변호사의 상습적인 재판 불출석으로 패소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고(故) 박주원 양의 모친 이기철 씨는 대법원이 상고 이유 6가지를 단 한 문장으로 기각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법률 대리인의 중대한 과실로 소송 기회를 박탈당한 피해자가 사법부의 최종 판단 과정에서도 구제받지 못했다는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이 변호사의 불성실한 변론으로 패소한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대법원이 상고 이유를 제대로 심리하지 않고 기각한 것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명백히 침해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번 청구는 법률 대리인의 과실로 인해 실질적인 재판 기회를 박탈당한 피해자가 사법부의 최종 판단 과정에서도 소외되었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이 씨가 권경애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위자료 6,500만 원을 확정하는 한편 약정금 부분은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권 변호사의 연대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위자료 판단은 유지했으나, 이행각서에 따른 약정금 지급 의무는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권 변호사의 과실로 인한 정신적 손해는 인정하면서도 재산상 손해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기존 판결의 흐름을 일부 수정한 결과다.
유족 측은 대법원이 약정금을 제외한 나머지 6가지 상고 이유를 일괄 기각한 점을 핵심적인 위헌 요소로 지목했다. 이 씨 측은 "대법원은 약정금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상고 이유를 한 문장으로 일괄해 기각했다"며 "이는 주장에 대해 이유 있는 판단을 받을 권리와 재판청구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송 당사자가 제기한 구체적인 법리적 쟁점에 대해 사법부가 실질적인 답변을 회피했다는 취지다.
권 변호사는 2015년 학교폭력으로 숨진 박 양의 유족을 대리해 민사소송을 진행하던 중 2022년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연속 불출석하여 패소를 초래했다. 당시 1심은 가해 학부모 1명에 대한 청구만 일부 받아들였으나, 권 변호사의 '노쇼'로 인해 항소심에서 유족 측의 청구는 전부 기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권 변호사는 패소 사실을 5개월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아 유족이 상고할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피해 유족은 권 변호사의 불성실한 변론으로 인해 재판받을 권리와 상고권이 침해되었다며 총 2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학폭 소송에서 승소했을 개연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산상 손해배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변호사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유족의 정신적 고통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1심 5,000만 원에서 2심 6,500만 원으로 증액했다.
약정금 지급 여부를 둘러싼 법리적 해석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유일하게 파기된 지점이다. 앞서 2심은 권 변호사가 작성한 9,000만 원 규모의 이행각서가 '언론 기사화 금지'를 조건으로 한 것이며, 사건이 보도됨에 따라 조건이 깨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각서의 기사화 금지 조항이 약정금 지급의 선결 조건이 아니라고 보아 서울중앙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일각에서는 변호사의 과실이 명백한 상황에서도 원칙적으로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지 않는 현행 판례가 피해자 구제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승소 가능성이라는 불확실한 전제 조건에 매몰되어 변호사의 직무 유기로 인한 직접적인 권리 박탈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전문가의 과실로 재판 절차가 종료된 경우 그 자체를 독립적인 손해로 간주해야 한다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대법원의 기각 결정이 헌법상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했는지에 집중될 전망이다. 만약 유족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변호사의 과실로 인한 소송 패소 사건에서 사법부의 심리 의무와 피해자 구제 범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마련될 수 있다. 유족은 이번 재판소원을 통해 사법 정의의 실현과 법률 대리인의 책임 강화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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