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홀로 살아남은 행정가' 박완수, 중앙당 지원 없이 경남 재선 성공이 던진 정치적 함의

음영태 기자
'홀로 살아남은 행정가' 박완수, 중앙당 지원 없이 경남 재선 성공이 던진 정치적 함의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인이 중앙당의 지원을 최소화하고도 재선에 성공하며 행정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부울경 광역단체장 중 현직으로서 유일하게 생존한 박 당선인은 지난 4년간의 도정 성과를 앞세워 더불어민주당의 탈환 공세를 저지했다. 이는 정당 배경보다 개인의 역량과 실질적인 지표 개선을 중시한 지역 민심의 선택으로 풀이된다.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 유세 없이 자력으로 승리를 거두며 당내외에서 독보적인 정치적 중량감을 확보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13일 동안 단 한 번도 경남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투표일 전날 피날레 유세에 잠시 합류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중앙당과의 거리두기는 박 당선인이 지난 4년간 이끌어온 도정 성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투영된 전략적 선택이었다.

부산과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이른바 부울경 지역에서 국민의힘 소속 현직 시도지사 중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은 박 당선인의 행정력을 입증하는 지표다. 경남도민들은 단순한 정당 지지세를 넘어 인구와 경제, 주민 생활 지표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준 '박완수 도정'에 다시 한번 전권을 부여했다. 이는 광역자치단체장의 실무적 행정 능력이 선거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되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박 당선인의 이번 승리는 자수성가형 행정가로서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이 유권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준 결과로 평가받는다. 통영의 가난한 농촌 출신인 그는 가정 형편상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마산수출자유지역 동경전자 생산라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직장 생활과 방송통신대 학업을 병행하며 경남대학교 행정학과에 편입해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그의 서사는 경남 민심을 파고드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1980년 경남도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합천군수와 경남도청 농정국장, 경제통상국장, 김해시 부시장 등을 거치며 행정의 전 분야에서 내공을 쌓았다. 특히 2004년 창원시장 보궐선거 당선 이후 민선 3기부터 초대 통합창원시장까지 10년간 재임하며 보여준 혁신적인 행정 모델은 여전히 지역의 자산으로 남아 있다. 전국 최초의 공영자전거 '누비자' 도입과 기업사랑운동 전개,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유치 등은 그가 경남지사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발판이 되었다.

정치적 부침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도전해 온 끈기 역시 그를 재선의 반열에 올린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과거 경남지사 선거 경선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 두 차례나 패배하며 정치적 위기를 겪었으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재선 국회의원을 거치며 행정력에 정치적 감각을 더했다. 당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을 지내며 체득한 중앙 정치의 문법은 그가 도지사로서 도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박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전임 지사들의 도정 소홀과 사법적 리스크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도정의 연속성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대권 출마를 위해 임기를 채우지 않거나 범죄 혐의로 도정에 혼란을 초래했던 과거의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자신을 '경남과 사는 남자'로 프레이밍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도정에만 매진하여 경제와 인구 등 모든 지표에서 경남의 지속 발전을 이끌어냈음을 호소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당선인의 자력 생존이 향후 국민의힘 내 권력 지형 변화와 차기 지방 행정의 표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지역 정치 전문가는 "중앙당의 지원 없이 부울경의 유일한 승자가 된 것은 박 당선인이 당의 간판이 아닌 본인의 행정 브랜드로 승리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앙당과의 거리두기 전략이 향후 국비 확보나 중앙 정부와의 정책 협조 과정에서 소통의 과제로 남을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인은 이번 승리를 통해 도정 발전의 성과를 도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그는 노동절 입장문 등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서민의 고충을 이해하는 지도자로서 경제 활성화와 인구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도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행정 전문가로서 쌓아온 40여 년의 내공과 정치적 무게감을 바탕으로 박완수호 경남도정이 보여줄 향후 4년의 성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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