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주요 게임사인 크래프톤 및 엔씨소프트 수장들과 강남 일대 PC방에서 연쇄 회동하며 인공지능(AI) 기반 게임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이번 행보는 하드웨어 협력을 넘어 피지컬 AI 개발과 최신 그래픽 기술 고도화 등 차세대 게임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연대로 풀이된다.
황 CEO는 서울 강남구 소재 PC방 두 곳을 잇달아 방문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각각 만나 실무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연쇄 회동은 단순한 현장 방문을 넘어 각 사의 핵심 개발진이 대거 동석한 가운데 구체적인 기술 고도화 및 하드웨어 보급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한국의 대표적인 콘텐츠 기업들과 밀착 행보를 보임에 따라 게임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의 만남은 강남구 옵티멈존PC카페 신논현역점에서 진행되며 피지컬 AI 개발과 엔비디아의 신규 하드웨어인 'RTX 스파크' PC 부문의 협력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이 자리에는 이강욱 크래프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와 장태석 'PUBG: 배틀그라운드' 총괄 등 핵심 인사들이 배석해 기술적 접점을 모색한다. 크래프톤은 해당 장소에서 인플루언서 대상 행사를 개최하며 엔비디아와의 기술 시너지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기회로 삼는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의 회동은 인근 '포털 PC방'으로 자리를 옮겨 MMORPG '아이온2'의 업데이트 계획 공유와 AI 분야 협력에 초점이 맞춰진다. 두 수장은 PC방에 모인 게임 팬들 앞에 직접 나타나 간단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온라인으로 송출되는 '아이온2' 라이브 방송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지난해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아이온2'와 차기작 '신더시티'를 출품하며 엔비디아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증명한 바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출시 당시 엔비디아의 최신 기술인 'DLSS 프레임 생성'과 '엔비디아 리플렉스' 기술을 적용해 그래픽 최적화를 달성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은 향후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기술이 한국 게임에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 황 CEO는 김 대표와의 대화를 통해 게임 내 AI 비서 도입이나 서버 최적화 등 보다 진전된 형태의 협력 모델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의 이번 행보는 방한 첫날인 지난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가졌던 '삼겹살 회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반도체와 플랫폼 기업에 이어 게임 콘텐츠 기업까지 파트너십을 넓히며 한국 내 AI 생태계 전반에 걸친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방한 첫 일정으로 T1 베이스캠프를 찾아 '페이커' 이상혁 선수에게 지포스 RTX 5090을 전달한 것 역시 게이머들과의 접점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 확대가 국내 게임사들의 기술 종속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정 하드웨어 제조사의 기술 표준에 맞춘 개발 환경이 고착화될 경우 중소 개발사들에게는 새로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드웨어 성능 경쟁에 매몰되어 콘텐츠 본연의 창의성보다는 기술적 최적화에만 치중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AI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K-게임의 기술적 완성도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원천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AI 모델 구축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 협력이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 계약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공동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는 제언이다.
황 CEO는 오는 8일 엔비디아가 주최하는 국내 로봇 및 AI 스타트업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AI 전문 자회사인 NC AI도 해당 간담회에 참석해 로봇 지능화와 차세대 AI 인터랙션 기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게임을 넘어 로보틱스와 산업용 AI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국내 게임 산업은 엔비디아의 그래픽 기술과 AI 연산 능력을 바탕으로 한 단계 진화한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피지컬 AI와 실시간 렌더링 기술의 결합은 MMORPG와 배틀로얄 장르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학계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기술 동맹이 국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