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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산 급락에도 50% 폭등한 레버리지 ETF, 시장 왜곡이 초래한 '3만원'의 비극

정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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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한 상황에서 해당 종목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50% 가까이 폭등하는 초유의 이상거래가 발생했다.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면제되는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시간에 비정상적인 매수 주문이 체결되며 가격이 왜곡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태로 고가에 물량을 받아낸 투자자들은 익일 거래 재개 시 원금의 절반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폭등하는 기현상이 발생하여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 거래일 대비 49.70% 상승한 3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같은 날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가 7.68% 하락한 191만 1,000원에 장을 마친 것과 정반대의 행보로, 정상적인 금융 시장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수치다.

해당 ETF는 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고위험 상품이다. 기초자산이 7.68% 하락했다면 해당 상품은 산술적으로 15%에서 16%가량 하락하는 것이 정상적인 시장 흐름이다. 실제로 동일한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다른 운용사들의 레버리지 ETF 6종은 이날 모두 15%에서 18% 사이의 하락폭을 기록하며 정상적인 범주 내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번 가격 왜곡의 결정적 원인은 장 마감 직전 10분 동안 발생하는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의무 면제 제도에 있다. 상장지수펀드는 평상시 LP가 매수와 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여 시장 가격이 순자산가치(NAV)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한다. 그러나 오후 3시 20분부터 30분까지의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는 이러한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면제되어 일시적인 유동성 공백 상태가 발생한다.

유동성이 극도로 얇아진 상황에서 누군가 시장가로 대규모 매수 주문을 제출하면서 호가창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의 경우 호가창이 얇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순식간에 가격이 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번 사건 역시 장중 내내 하락세를 이어가던 주가가 장 막판 단 몇 분 만에 50% 가까이 치솟는 비정상적인 패턴을 보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적인 시스템 점검과 사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LP 호가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운용사 측의 시스템 점검과는 별개로 이미 체결된 거래에 대한 소급 적용이나 취소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장 마감 직전 3만원이라는 고가에 해당 상품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 가능성이다. 다음 날 장이 열리고 LP가 다시 유동성 공급을 시작하면 ETF 가격은 즉시 순자산가치에 수렴하는 정상 가격으로 회복된다. 다른 유사 상품들의 가격 수준인 1만 6,000원 선으로 주가가 되돌아갈 경우 3만원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하루아침에 약 50%의 평가 손실을 입게 된다.

이번 이상거래에서 고가 매수 주문을 낸 주체는 개인 투자자보다는 주로 기관 투자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관 투자자의 경우 자동화된 매매 프로그램이나 착오 주문으로 인해 이러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하지만 거래의 주체가 누구든 간에 시장가 주문에 따른 결과는 전적으로 투자자의 책임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괴리율 발생 사건이 종종 있었으나 투자자들이 구제받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비슷한 사례를 비춰볼 때 투자자가 입은 손실분을 보상받기는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본시장 시스템상 정상적으로 체결된 계약을 사후에 무효화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투자자 스스로가 시장가 주문의 위험성을 인지해야 함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시장 질서 유지 측면에서 신중론이 우세하다. 동시호가 시간의 LP 의무 면제는 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위한 장치이지만, 거래량이 적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결국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낮은 상품을 거래할 때 지정가 주문을 생활화하는 등 스스로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향후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ETF 괴리율 관리 체계에 대한 정밀 진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상품군에 대해서는 별도의 안전장치가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해당 종목의 가격 변동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비정상적인 괴리율 발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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